[민선 5기 지자체 출범]野인사 집결 권력교체 실감… 서울시-의회 첫날부터 인사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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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강원지사 집무실 들러
道관계자 “이건 직무 아니죠”

취임식 인터넷-트위터 중계
“오로 지 민생” 새 각오 다져

■ 새 단체장 취임 이모저모

지방자치 민선 5기 시대가 열렸다. 광역 및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은 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 수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도지사 직무정지 사태를 맞은 강원도를 비롯해 일부 광역단체는 인사문제로 마찰을 빚는 등 어수선한 첫날을 보냈다.

○집무실에 잠시 들른 직무정지 지사

1일 취임식을 갖고 곧바로 직무가 정지된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오후 1시경 도청에 도착해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이어 도지사 명패가 놓인 책상에 앉아보기도 했다. 이 명패는 강원도정 인수위원회가 제작한 것. ‘직무정지’ 문제가 풀리지 않거나 대법원 판결에서 도지사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는다면 이 자리에 다시 앉기 힘들 수도 있다. 집무실 사용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잠시 시간이 남아 휴식 차원에서 들른 것”이라며 “이런 것까지 직무로 보고 막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날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업·대학 유치와 국비 확보에 집중하겠다”며 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의욕은 넘치지만 일할 수 없는 상황을 답답해하는 듯 보였다. 간담회 직후 회의실에서 공무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이 지사의 표정은 차분했다. 오히려 공무원들이 다소 어색한 표정들이었다. 일할 수 없는 도지사를 대하는 난처함이 묻어 있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 지사 취임식에는 ‘친노무현’ 인사와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고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해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백원우 전현희 최재성 국회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영화배우 명계남 씨 등이 참석했다.

도지사 권한을 대행하는 강기창 행정부지사는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법과 원칙에 따라 도정 운영에 대한 최종 판단과 결정은 내가 할 수밖에 없다”며 “예외적 부분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강 부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강원도의 행정 공백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출범 첫날부터 삐걱

인수위가 만들어준 명패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1일 강원 춘천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강원도청을 방문해 인수위가 제작한 명패가 놓인 집무실에 앉아 있다. 춘천=홍진환 기자
인수위가 만들어준 명패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1일 강원 춘천시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강원도청을 방문해 인수위가 제작한 명패가 놓인 집무실에 앉아 있다. 춘천=홍진환 기자
서울시가 1일 1, 2급 주요 간부 인사를 단행한 데에 대해 제8대 서울시의회 민주당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는 이날 7대 시의회 동의를 거쳐 시의회 사무처장에 최항도 경쟁력강화본부장(51)을 임명했다. 하지만 이날 임기를 시작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8대 시의회와 함께 일할 사무처장을 7대 의회 동의를 받아 일방적으로 임명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명수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은 “동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낸 사무처장과는 함께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업무 협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의회 활동을 공백 없이 지원하기 위해서였다”며 “시의회와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신임 구청장이 검찰에 구속된 서울 중구는 1일 취임식 대신 간략한 직원 조회를 가졌다. 구청 대강당에서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된 조회에서는 구청장 권한대행인 전귀권 부구청장이 “현재 중구의 사정이 좋지 못한 만큼 이럴 때일수록 더 열심히 민원 처리와 맡은 바 업무에 철저히 임하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4년 만에 컴백 ‘감개무량’

‘리턴매치’에 성공한 염홍철 대전시장은 시청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감회가 새로운 듯 지그시 눈을 감고 류순현 기획관리실장이 읽어가는 자신의 약력소개를 경청했다. 염 시장은 “4년 전 대전시장을 그만둔 뒤 이 자리에서 이임사를 다 읽지 못한 채 단상을 내려간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취임식은 소통과 화합, 열린 도정을 지향한다는 의미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됐다. 충남도 인터넷 방송국인 CNi TV와 라디오 21 등이 중계에 참여했다. 취임식이 열리는 동안 안 지사의 트위터에 올라오는 축하 메시지도 중계화면에 자막으로 처리됐다. 중계화면에는 ‘오래도록 기억되는 도지사로 남길 기대합니다’ 등의 트위터 메시지가 실제로 전달됐다. 김완주 전북도지사의 취임식도 ‘트위터’를 통해 동영상으로 생중계됐다. 김 지사는 “사즉생(死則生)의 각오로 ‘오로지 일자리’ ‘오로지 민생’을 위해 4년간 뛰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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