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나선 朴, 12년 의정생활 첫 본회의 토론

  • Array
  • 입력 2010년 6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예상밖 직접 반대토론… 친박 측근들도 ‘깜짝’
“약속 지킨다는 신뢰 있어야” 능동적 정치 의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종시 수정안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종시 수정안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김경제 기자
“오늘 표결을 끝으로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우리 모두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세종시 수정법안의 국회 본회의 찬반 표결을 앞둔 29일 오후 3시 7분경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본회의장 단상 앞에 섰다. 수정법안에 대한 반대 토론자 자격이었다. 박 전 대표가 본회의 발언에 나선 것은 2005년 4월 당 대표 자격으로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이후 5년 2개월여 만이었다. 특히 본회의 안건 찬반토론에 나선 것은 1998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의정생활을 시작한 뒤 처음이다.

박 전 대표가 단상에 올라 반대 토론에 나서자 대부분의 여야 의원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전혀 감을 잡지 못한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경 본회의장에 출석한 뒤 토론신청서를 내 측근들도 미리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본회의에서 ‘약속과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정치가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깨진다면 끝없는 뒤집기와 분열이 반복될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의 정책들은 쉽게 뒤집힐 것이고, 반대하는 국민들은 언제나 정권 교체만 기다리며 반대할 것이다.”

그는 이어 “수정안이 부결되면 ‘자족성 강화를 위해서 더 이상(지원)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안타깝다. 원안에 이미 자족기능이 다 들어 있다”며 “중요한 것은 그것(자족기능)을 구체화하는 정부의 실천의지”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수정법안이 부결되면 원안 이외의 ‘알파’를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친이(친이명박)계 주장을 반박한 셈이다.

앞으로 박 전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의사 표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짧은 문장으로 간명하게 정치적 의견을 밝혀왔던 그가 ‘5분토론’을 통해 상세한 설명을 시도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불필요한 언어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박 전 대표가 일부에서 ‘수동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라며 “이번 토론은 박 전 대표가 보다 능동적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dongA.com에 동영상

▲동영상 = 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서 부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