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띄우는 설 공개 연하장]<끝>김형오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안상수-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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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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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해도 대화 힘쏟던 두분
설 맞는 새 마음으로
‘바른 국회’ 이끌어 갑시다

지난해 6월 김형오 국회의장(가운데)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왼쪽),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6월 김형오 국회의장(가운데)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왼쪽),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존경하는 안상수, 이강래 원내대표께.

국회에서 우리 세 사람만큼 정이 들 대로 든 사이가 또 있을까요? 때론 인간적으로 서로 섭섭해했고 정치적 견해가 달라 다투기도 했지만, 국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마음만은 같았다고 믿습니다.

먼저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 이강래 대표님. 작년 7월 미디어관계법 처리 당시 이 대표의 자세는 특히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당 안팎의 복잡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타협으로 풀려는 태도에서 의회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직권상정이 불가피하게 된 그날에도 저에게 전화해 “여당 대표와 다시 한 번만 협상하게 해 달라”고 간곡히 중재를 요청했었지요. 그 험한 대치 속에서도 국회의장에게 깍듯한 예의를 갖추는 것을 보고 이 대표의 품성을 알 수 있었습니다.

11월의 어느 날 이 대표가 야당 의원들과 함께 찾아와 “월급이 탐나서 의장 하느냐”며 무척이나 섭섭한 말을 하고 지금껏 공개사과를 하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가 미안해하고 있음을 저는 이 대표의 얼굴에서 읽고 있습니다. 온건 합리적인 성격의 이 대표를 우리 정치 환경이 늘 너무 어렵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친애하는 안상수 대표님. 저는 안 대표가 15대 국회에 들어올 때부터 그 강단과 함께 부드럽고 유연한 면모를 주목했습니다. 17대 국회에서 제가 야당 원내대표일 때 안 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로스쿨법을 완강히 반대했었지요. 그런데 이 법은 통과시킬 수밖에 없다는 저의 설득에 결국 본인의 소신을 접고 당의 화합을 선택해 준 것은 지금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미디어관계법과 4대강 예산안 등 무엇 하나 쉽게 풀리지 않았던 수많은 정국 현안을 앞에 놓고 안 대표가 이 대표와 함께 제 집무실에 마주 앉았을 때, 확고한 소신과 국정운영의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단호히 말하면서도 야당의 견해를 끝까지 경청하는 자세는 정국을 이끌어가야 하는 여당 원내대표로서의 정치력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를 이끌어가는 삼두마차입니다. 당내외의 강경파에 흔들리지 않고 여의도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그런 한 해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 정치를 바로세우고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늘 두 분과 함께 힘을 모아가고 싶습니다. 설 잘 보내세요.

2010년 2월 12일 김형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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