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이 띄우는 설 공개 연하장]민주당 노영민 의원이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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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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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때나 與때나 늘 같은 태도로 법안 심사
깐깐한 정책 검토-야당 배려 존경스러워

존경하는 이명규 의원님께.

풀릴 것 같지 않은 한파도 서서히 밀려오는 온기에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세월이 변하는 것을 몸으로 느낄수록 늘 한결같은 당신이 떠오릅니다. 의원님과 저는 초선 동기로 17대 국회에서 산업자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지요. 우리 둘 다 법안심사소위원회 소속이었기에 함께 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18대 국회에서도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4년째 가장 가까이에서 서로의 의정활동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여야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이지요. 우리의 입장이 변했다는 겁니다. 위치가 바뀌면 사람이 바뀌기 쉽다고들 합니다.

17대 시절 야당 소속이던 의원님은 정부나 여당 의원들의 법안에 대해 합리적이면서도 깐깐한 검토로 유명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의원님께서는 “당이 다르다고 이러는 게 아니다. 법안을 다루는 데 여야가 어디 있나, 진실을 바탕으로 법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그런 의원님이 여당 의원으로서는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다행히 기대는 기대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의원님은 얼마 전 여당에서 내놓은 발전소 주변 지원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과도한 지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이 괜한 트집을 잡는 게 아니다. 이들이 수긍하도록 하지 못하면 이 법안을 어떻게 통과시키겠냐”며 목소리를 높이셨습니다.

우리 당 최철국 의원이 발의한 한국석유공사법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도 “석유 및 석유제품의 유통구조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본인이 낸 법안 못지않게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셨습니다. 정부나 여당 의원의 법안에 대한 깐깐한 태도와 야당에 대한 배려는 17대 때 보여주신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제가 법안소위 위원장으로 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의원님께서는 여야의 이견을 정리하고 절충해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게 방향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사람이 한결같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제의 약속이 오늘은 공염불이 되고 믿음과 신뢰가 한낱 말잔치에 그치기 쉬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더 아쉬운 세상입니다. 저는 국회라는 가장 변화무쌍한 정치판에서 존경할 만한 동료이자 선배인 의원님과 가까이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으니 참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18대 들어 우리 지식경제위원회가 모범 상임위라고 평가받는 것도 당보다는 공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 의원님 같은 분이 여당에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인년 새해에도 늘 건강하십시오.

2010년 2월 9일 노영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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