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종시 말 아끼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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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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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안 추진세력 기세 한풀 꺾였다” 판단한 듯
친박의원들 전투 전면에… 직접 나설 필요없어

세종시 논란의 주요 고비마다 칼날 같은 발언을 던져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가 최근 다시 말을 아끼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2일 국회 본회의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세종시 원안을 ‘대못’에 비유하자 곧바로 이를 비판한 뒤로는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이) 자기 정치집단의 보스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져 안타깝다”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4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답변으로 친박(친박근혜)계가 격앙되고 야당은 해임건의안 제출을 운운하고 있지만 박 전 대표는 침묵 모드다.

이에 대해 친박 인사들은 7일 “박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 세력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에 빠져들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박 전 대표는 정 총리와 3일 오찬을 한 부산 울산 의원들로부터 “정 총리가 ‘되든 안 되든 세종시 문제는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일부 의원이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출구전략’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자 박 전 대표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대정부질문을 계기로 친박계 의원들이 ‘세종시 전투’의 전면에 섬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할 필요성이 낮아진 측면도 있다. 4, 5일에는 유정복 이학재 윤상현 유기준 의원 등이 정 총리를 공격했다. 구상찬 이성헌 의원 등은 한나라당 웹사이트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 홍보에 앞장선 정 총리와 권태신 총리실장, 정 대표를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4일 친박계 일부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요즘 고생들 많으시네요”라며 세종시 수정안 비판에 나선 의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본질과 관련된 왜곡이 있을 경우에는 예외 없이 바로잡았지만, 단순한 인신비방이나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일절 대꾸하지 않아 왔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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