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NLL 남쪽으로 포격땐 대응사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순방 李대통령에 즉각 보고
정부 긴급 안보대책회의
金국방 상황실서 직접 지휘

북한이 27일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북측 해상에 해안포를 잇달아 발사하는 도발을 강행하자 정부는 하루 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전 북한의 해안포 발사 직후 국방부는 초기대응반을, 합동참모본부는 위기조치반을 각각 가동해 상황 파악과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대부분의 시간을 상황실에서 보내며 직접 지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스위스를 순방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해안포 사격과 해군의 경고사격 소식을 동행했던 김성환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보고받고 정정길 대통령실장에게 긴급 안보대책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 주재로 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 정부는 북한의 해안포 발사를 명백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엄중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이날 오후 다시 두 차례에 걸쳐 해안포 사격을 감행하자 군은 더욱 긴장했다. 백령도 인근의 날씨가 점점 나빠지고 밤이 깊어지면서 북한의 사격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이날 북한이 NLL을 넘어 남측 해상에 해안포를 사격하지 않은 만큼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북한이 NLL 남측으로 포사격을 가할 경우 대응사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외교통상부와 통일부의 관련 부서는 이번 사태가 향후 북한 핵문제와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주시했다. 특히 통일부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개성공단 실무회담과 후속 군사실무회담, 개성·금강산 관광 실무회담 등을 정상적으로 진행할지를 면밀히 검토한 뒤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편 정치권은 이날 일제히 “군사적 도발행위”라며 북한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군사적 도발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북한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금강산·개성관광 등 남북간 교류협력이 재개되려는 시점에서 군사적 행동은 한반도 평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