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다시 Go? 고건, 박정희 정부 이후 7개 정부서 중용 ‘신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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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중립 지킬 것”… 민주선 “정운찬 이어 또 배신”

21일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장에 임명된 고건 전 국무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 이 대통령도 처음에는 ‘고건 카드’에 대해 그리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고 전 총리도 청와대 참모진의 위원장 제의를 여러 차례 고사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언론계 원로인 N 씨, 학계 원로인 Y 씨 등을 접촉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 돌아 고 전 총리가 위원장으로 내정된 것은 2주일 전쯤이다. 청와대의 삼고초려에 고 전 총리는 ‘현실정치 불관여’와 ‘균형적인 인적 구성’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고 청와대가 동의하면서 매듭이 풀린 것이다.

이어 이 대통령이 고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여러 수석비서관이 추천했다. 좋은 위원회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전 총리의 위원장 임명 소식에 정치권에선 ‘고건 경쟁력’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때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을 생각까지 했을 만큼 사통위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런 사통위원장에 고 전 총리를 임명한 것은 개인적 친분 유무를 떠나 그의 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이번 발탁으로 박정희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7개 정부에서 중용된 진기록을 갖게 됐다. 그는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고 김대중(DJ) 정권에선 DJ의 직접 권유로 서울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초대 총리에 임명됐다.

고 전 총리의 한 지인은 ‘고건 경쟁력’에 대해 “좌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우민(又民)이라는 아호대로 공직이 끝나면 미련 없이 백성으로 돌아가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또 한 번 배신당했다”는 분위기다. 고 전 총리가 2007년 대선 때 정운찬 총리와 함께 민주당 측 대선 후보로 거명됐다는 점 때문이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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