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사망 소식… MB, 하토야마에게 처음 들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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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부산 사격장 화재 사고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청와대 참모들이 아닌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에게서 처음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부산 화재 사고 당일인 14일 이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이었는데 하토야마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인 관광객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하토야마 총리에게 깊은 사과와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사전에 관련 내용을 보고 받지 못해 진노했다는 말도 나온다. 자국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참사를 당했는데도 아무 정보도 없이 하토야마 총리를 만나 외교적 결례를 범하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한 참모는 “당시 싱가포르 현지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긴급 보고를 받았다. 다만 일본인 사망자가 몇 명인지 정확하지 않아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지 못했고, 나중에 서울에 확인해 관련 내용을 파악했을 때는 이 대통령이 하토야마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일본인 사망자가 있음을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는데 그랬다’고 했을 뿐이다. 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건 다소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당시 화재 발생 시간이 14일 오후 2시 25분경이었는데, 한일 정상회담은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간 기준)부터 시작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회담 중간에 메모 형태로 참모들에게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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