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손 벌리는 GM회장 굳이 만나야 했나”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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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왜곡신호 우려” 지적… 靑 “지원 관련 대화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프리츠 헨더슨 GM 회장을 접견하고 △GM과 GM대우자동차 간 협력 △친환경차 활성화 △자유무역협정(FTA) 진전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후 2시 30분부터 20분간 진행된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GM이 빠른 시일 안에 뉴GM(부실 사업부문을 떼어 낸 현재의 GM)으로 거듭난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저력을 지닌 회사인 만큼 세계 자동차 시장을 다시 한 번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뉴GM이 앞으로 GM대우가 더욱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한국 정부도 한국에 진출한 미국 자동차 회사가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에 한-유럽연합(EU) FTA와 한-인도 FTA가 발효되면 GM대우에서 생산된 차량의 이 지역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헨더슨 회장은 “우리는 GM대우를 뉴GM의 상당히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 GM대우 출범 7주년을 기념해 앞으로도 GM대우와 계속 좋은 협력관계를 맺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접견과 관련해 일각에선 신규 자금 지원을 놓고 국책금융기관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굳이 대통령이 만나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측 간에 자금 지원과 관련한 대화가 없었다고는 하지만 이 대통령이 헨더슨 회장을 만난 것 자체가 국내외에 왜곡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돈 꾸러 온 외국 CEO를 대통령이 접견하면 정부가 자금 지원과 관련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이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한 다음 날 이번 만남이 이뤄져 자금 지원을 놓고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접견은 GM 측이 요구했다”며 “4월에도 GM대우의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대통령 면담 요청을 했지만 거절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헨더슨 회장을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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