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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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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권정환 부위원장(41)이 국감 자료를 요구하는 국회의원에게 막말을 하고 보좌진에게 욕설까지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최근 서울 마포구에 전공노 간부인 권 씨의 근무 현황 자료를 요청했다. 권 씨는 마포구 치수방재과 소속 8급 행정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권 씨는 9월 29일 신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뭔데 이런 자료를 요청하느냐. 당신 같은 사람이 무슨 국회의원이냐”고 따졌다고 신 의원 측이 밝혔다. 신 의원은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행정안전부가 권 부위원장을 포함한 4, 5명이 휴직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노조 전임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고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 요청을 했는데 권 씨가 전화를 걸어 항의하며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 측이 제시한 녹취록에 따르면 권 씨는 또 신 의원의 정상훈 보좌관과 통화하면서 “내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안 하는지 그게 왜 궁금해? 내가 왜 자료 요구에 응해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정 보좌관이 “노조원이기에 앞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 아니냐”고 묻자 권 씨는 “그게 족쇄야? 내가 당신(을) 합법적으로 한번 괴롭혀 볼까. 너희는 ×× 범법자들 장관 앉히고, 합법 좋아하면 니네 정부부터 합법적으로 구성해”라며 욕설까지 했다.
권 씨는 또 “존댓말을 써 달라”는 정 보좌관의 요청에 “영어 공부를 많이 해서 한국말 잘 못해. 말을 약간 반말로 배웠어. 너도 반말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권 씨는 30일에도 신 의원실로 전화를 걸어 “내가 근무를 하는지 행안부에서도 체크를 하던데, 치졸하게 말이야. 기분 나빠서 일을 못하겠어”라고 말했다. 이에 정 보좌관이 “근무시간에 노조활동이나 집단행동을 해도 되느냐”고 묻자 그는 “했다. 어쩔래. 하면 안 되냐”고 따지기도 했다.
권 씨는 “국회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는 정 보좌관의 설명에도 “니네 나라 정부에서 하는 짓이 합법이야, 불법이야? 국무총리나 장관 애들이 다 불법 저지르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집단행동을 할 수 없지 않느냐”는 정 보좌관의 지적에 대해서도 “왜 못해? 그건 니 생각이고…근데 내가 한 집단행동이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보다 나아”라고 말했다.
권 씨는 3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과도하게 자료 요구를 해 와 항의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범법자를 입각시키는 정부에 대한 견제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하급 공무원만 괴롭혀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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