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 헌법 ‘공산주의’ 빼고 ‘선군사상’ 명기”

  • 입력 2009년 9월 25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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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김정일 위상 강화에 초점”

‘북한은 이제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다?’

북한이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개정한 헌법에서 ‘공산주의’란 용어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이데올로기인 ‘선군사상’이 새로 등장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북한이 헌법을 개정한 것은 1998년 9월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헌법에는 공산주의가 3번 정도 나왔다. 그러나 RFA에 따르면 올해 개정 헌법에는 공산주의가 모두 자취를 감췄다. 대신 선군사상이 ‘주체사상’과 짝을 이룬 문구가 들어있다. 선군사상이란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처럼 김 위원장이 권력에 오른 뒤 내세운 집권 이데올로기다. 지난해 북한 ‘통일신보’ 5월호는 선군사상을 “군사를 앞세우고 혁명군대에 의거하여 혁명과 건설을 밀고나가는 사상”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RFA는 일본의 한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1992년 헌법 개정 때 ‘마르크스·레닌주의’란 문구를 지우고 주체사상을 내세웠던 전례와 같은 맥락”이라면서 “선군사상을 주체사상과 동일시하거나 동급으로 본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개정 헌법은 국방위원장과 국방위원회의 개념도 새롭게 바꾸었다. 국방위원장은 국가의 사업 전반을 지도하는 ‘최고지도자’라고 규정했다. 국방위원회는 국가의 중요정책을 입안하는 기관으로 정의했다. 국방위원회가 실제로 거의 모든 현안을 다룸에도 이전 헌법에 ‘국방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돼 있어 법과 현실이 상충되는 문제를 바로잡은 셈이다.

RFA는 “이번 헌법 개정은 제도 및 사상적으로 김 위원장의 위상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해석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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