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물선, 소말리아 해적 화염병으로 퇴치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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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상을 지나던 북한 화물선이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가 즉석에서 만든 화염병 등으로 격렬히 저항한 끝에 가까스로 피랍 위기를 모면했다고 15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본부를 둔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북한 화물선은 5일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연안 해상에서 해적과 마주쳤다. 당시 운항을 멈추고 엔진 점검작업을 하던 북한 선원들은 군복 차림의 해적 10명이 쾌속정 2척에 나눠 타고 접근하는 것을 발견했다.

화물선은 곧바로 IMB에 구조 요청을 하고 시동을 걸고 달아났다. 하지만 해적들은 로켓추진 수류탄과 기관총 등을 발사하며 추격에 나섰다. 선원들은 즉석에서 화염병을 만들어 던지고 구조신호탄을 쏘면서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격렬한 대치 끝에 북한 화물선은 운항속도를 전속력으로 올려 해적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북한 화물선 선장은 당시 미군 함정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해적들이 도망친 뒤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IMB 측은 아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올 들어 아덴 만에서 소말리아 해적이 선박을 공격한 횟수는 이번 사건까지 포함하면 156건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32척이 납치됐고 아직 선박 5척과 선원 102명이 억류 중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몬순 시기가 끝나 기후가 좋아짐에 따라 소말리아 해적들이 항해 선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아프리카 동부 해안에서 해적 활동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다른 소말리아 해적 집단은 필리핀 선원 22명이 탄 그리스 선박을 5개월 억류 끝에 석방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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