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우선순위’ 시끌

丁대표 “친노세력부터” 발언에
박주선 “통합에 단계있나” 반박
이강래 “정동영-한화갑 복당부터”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지난달 30일 밝힌 ‘민주개혁세력의 단계별 통합’ 노선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친노(친노무현)세력을 통합의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발언이 불씨를 제공한 것이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을 하는데 선택과 단계가 있을 수 있느냐. 통합의 대상은 모든 정치세력이 망라돼야 한다”며 “분열과 분립은 반드시 공멸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조건 없는 통합을 위해 제3지대에 ‘민주개혁세력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대표가 “통합은 민주당을 리모델링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 주장이 너무 나가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시하자 박 최고위원은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최고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가 민주개혁세력 통합을 위해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는 분은 다 오시라’고 할 줄 알았다”며 “통합의 방향과 대상을 놓고 자칫 민주당이 분열로 치달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당 쇄신과 통합을 위한 기구가 출범하면 정동영 의원과 한화갑 전 대표 등 동교동계의 복당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통합기구가 출범하면 정 의원 등의 복당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강창일 문학진 의원 등은 “통합의 순서를 운운한 데엔 무슨 꼼수가 있는 것 아니냐” “통합에 어떻게 조건이 붙을 수 있느냐”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3일 의원워크숍에서 통합론을 둘러싼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