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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14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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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개성사업소 소속 근로자 유성진 씨(44)가 북한 억류 136일 만인 13일 오후 석방됐다. 유 씨는 이날 개성공단을 방문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후 8시 45분경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북측은 오후 5시 10분경 유 씨의 신병을 개성공단 내 현대아산 측에 인도했다. 유 씨는 오후 9시 15분경 CIQ 밖으로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무사히 돌아와서 대단히 기쁩니다. 많은 관심을 기울인 정부 당국, 현대아산,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은 유 씨를 남북 당국 간 합의에 따른 추방 형식으로 석방했다”면서 “유 씨는 억류 기간 개성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유 씨 석방과 관련해 북한에 대가를 지불하거나 유감을 표명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유 씨는 3월 30일 개성공단에서 ‘공화국의 정치체제를 비난하고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시키려 책동했다’는 혐의로 북한에 억류됐다. 북한은 이후 유 씨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견권과 변호인의 조력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조사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은 최근 광복절 이전에 유 씨를 석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편 유 씨 석방 교섭을 위해 10일 방북했던 현 회장은 13일 귀환할 예정이었으나 14일로 귀환 일정을 하루 더 늦췄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을 통해 “하루 더 체류하겠다”고 알려왔고 통일부는 현 회장의 방북 연장 신청을 승인했다. 현 회장은 이날 유 씨 석방에 앞서 평양에서 북한 동해안 모처로 이동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8·15 광복절 이전에 유 씨의 신병을 남측에 인도함에 따라 꽉 막힌 남북관계에 개선의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유 씨가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일관된 대북 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