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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8월 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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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8월 하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을 앞두고 청와대에 공개적으로 여당 의원의 입각을 요청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 개각에서 적어도 한나라당 의원 3, 4명을 입각시켜 정부의 정무적 판단을 보완하고 민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당정 소통이 잘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2기를 맞아 대폭적인 개각을 통해 인적 쇄신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각이) 현 정권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미디어관계법과 비정규직법 등 핵심 쟁점 법안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해온 친이(친이명박)계 핵심 인사다. 이날 발언을 놓고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이 공개적으로 여당 의원 입각을 요청하면 청와대가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개각 과정에서 청와대가 당의 의견과 민심을 수렴하는 등 ‘소통정치’에 주력했다는 모습을 부각하는 한편 당에 힘을 실어주는 부수적 효과도 감안된 듯하다.
안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별도의 교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청와대가 당의 의견을 존중할 것으로 믿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실제 현재 청와대와 여당 주변에선 “8월 개각에서 정치인 출신이 입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당 내에서는 “이번에는 2명 이상의 여당 의원이 무조건 입각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개각 시기는 광복절을 넘긴 17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국무총리가 바뀔 경우 새 총리가 장관에 대한 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개각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국무총리 후보로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계속 거론되고 있다. ‘심대평 총리’ 카드는 충청권 민심을 다독이면서 선진당의 국정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목적용이다. 다만 이회창 총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심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이런 저런 설을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제의가 온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장관 후보로는 여권에서 임태희 의원의 지식경제부 또는 노동부 장관 발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는 장윤석 이범관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의 입각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달 “선택받은 분이 개인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친박 대표로 가는 것도 아니고 상의해서 가는 것도 아니다”라며 사실상 부정적인 태도를 밝혀 친박계 의원의 입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김무성 의원은 이번에 신설될 정무장관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수 의원과 최경환 의원은 주류 진영에서도 능력과 성품을 인정받는 인물들로 입각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