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지하교회 신자 공개처형”

  • 입력 2009년 7월 24일 03시 00분


북한인권단체 “체제유지 위해 종교와 전쟁벌여”

최근 북한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기독교 신자가 늘어나면서 북한 당국이 적극적으로 적발에 나서고 이들을 공개처형해 ‘일벌백계’하는 등 체제 유지를 위해 ‘종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등 50여 개 북한인권단체들이 연합한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는 “최근 북한에서 비밀리에 선도 활동을 한 30대 기독교 신자 이현옥(가명·여) 씨가 최근 공개처형을 당하고 서금옥(가명·여), 김광명(가명) 씨 등 2명이 체포된 이후 행방불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공민증(북한의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사진 등을 공개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 씨는 북한 지하교회 교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다가 국가보위부에 적발돼 지난달 16일 평안북도 용천시에서 공개처형을 당했고 그의 남편과 아이 3명, 부모가 모두 정치범수용소로 이송됐다. 죄목은 기독교인으로 활동하면서 성경책을 배포하고, 체제에 비판적인 사람을 조직하면서 미국, 한국과 연계해 스파이로 활동했다는 것.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는 2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12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북한 정부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반인도 범죄 행위자’로 제소한다는 계획이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북한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기독교 신자는 3만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2007년 군 ‘학습제강(학습자료)’에서도 ‘종교와 미신은 사회주의 사상적 기초를 허물고 계급의식을 마비시키는 독약과 같다’고 규정하는 등 북한 당국이 체제 유지를 위해 종교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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