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까지 ‘협정’ 서명하면 전세계인구 절반國과 자유무역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한-EU, 경제 동반자 ‘악수’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웨덴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가 13일 스톡홀름의 총리실 기자회견장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스톡홀름=안철민 기자
한-EU, 경제 동반자 ‘악수’ 이명박 대통령(왼쪽)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웨덴의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가 13일 스톡홀름의 총리실 기자회견장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알리는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스톡홀름=안철민 기자
통상전문가들 “협상 우수… 5점 만점에 평균 4.2점”

李대통령 “무상원조 2배로”

한국이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 2년 2개월 동안 진행해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유럽에 대한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양대 축인 EU 및 미국과 FTA를 타결한 유일한 아시아 국가가 됐다.

스웨덴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스톡홀름에서 프레드리크 레인펠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와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레인펠트 총리는 한-EU FTA 협상의 모든 잔여 쟁점에 대한 최종 합의안이 마련된 점을 환영한다”며 협상 종료 및 타결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한-EU FTA의 조기 가서명을 위한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9월 말까지 가서명, 내년 2월까지 정식 서명과 비준을 거쳐 내년 상반기 한-EU FTA를 발효시킬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두 정상은 한-EU FTA가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기에 교역과 성장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한국과 EU 경제에 중요한 혜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를 배격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레인펠트 총리는 “큰 진전이 이뤄졌지만 EU 내에서 이런 식으로 협정을 최종적으로 할 때는 여러 회원국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스웨덴이 의장국을 맡는 동안 조율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수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인도도 이르면 8월 초쯤 (우리와 FTA에) 서명하게 되고 미국까지 하게 되면 지구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과 자유무역을 하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통상전문가들은 이날 타결된 협상안에 대해 “한미 FTA에 비해 긍정적 효과는 더 크고 부정적 영향은 작다”며 5점 만점에 평균 4.2점을 줘 대체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국내 통상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EU FTA 합의안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명은 ‘매우 우수’에 해당하는 5점을, 나머지 8명은 ‘우수’에 해당하는 4점을 매겼다.

한-EU FTA가 발효되면 한국 기업의 ‘수출영토’가 넓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이익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발효 첫해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산 와인에 붙는 15%의 관세가 모두 폐지돼 약 13%의 가격인하 요인이 생긴다. 명품 의류에 붙는 8∼13%의 관세도 즉시 철폐되며 발효 3년 후에는 유럽산 중대형 승용차(1500cc 이상)에 부과되는 8%의 관세가 사라져 소비자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李대통령 “무상원조 2배로”

한편 이 대통령은 전날 현지 교민 간담회에서 “오늘날 세계를 향해 1년에 10억 달러 가까운 무상원조를 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어렵지만 내년부터 무상원조를 20억 달러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스톡홀름=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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