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하나 사이에 두고… 임진강 초소 현장

  • 입력 2009년 6월 26일 20시 46분


남한 군사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철책선)도 없이 마주 보고 있는 곳이 있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임진강은 남북 사이의 경계. 강 중앙이 남북을 가르는 가상의 선일 뿐 철조망도 없다. 강폭은 고작 460m.

26일 만우리 초소의 경계병들은 장갑차도 뚫을 수 있는 기관총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강 건너 북한 초소를 겨냥하고 있는 기관총구는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강변을 따라 자리 잡은 우리 군의 만우리 초소들과 강 건너 개성시 판문군 식현리 북한 군 초소들 간의 거리는 980~1215m.

망원경으로 보면 북한군의 움직임이 빠짐없이 보이는 거리다. 26일 오후 무더위에 지친 듯, 북한 경계병 한 명은 그늘진 계단에 앉아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린 채 쉬고 있었다.

이처럼 느슨한 모습은 모처럼 보이는 장면일 뿐 최근에는 방탄헬멧을 착용한 분대 단위 진지 점령 훈련이 수시로 목격된다는 게 부대 측 설명이다.

예년에는 방탄헬멧을 착용한 북한 군 훈련이 연간 1,2회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또 우리가 북한군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을 알면서도 장전된 기관총을 가리지 않고 노출시킨 채 우리 군 초소를 겨냥하는 등 무력시위도 벌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북한 고위층으로 보이는 민간인 3명이 격려 방문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 같은 감시는 야간에도 선명하게 장비와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폐쇄회로(CC)TV를 비롯한 첨단 장비가 최근 보강됐기 때문에 가능해졌다.

우리 군 초소 상황실의 대형 LCD모니터에는 각 지점별 감시 장비가 보내오는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떠 이상 상황 발생 시 지휘관은 즉각 지시를 내릴 수 있다.

장병 개개인에게도 고성능 야간 투시경이 지급됐고 경계 근무 시에는 방탄복을 착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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