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슈퍼노트’ 9904장 부산 밀반입”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美비밀검찰국 확인후 유통망 추적

작년11월 위폐운반책 등 4명 구속… 총책 국제수배

북한이 미국 달러화 위조지폐인 ‘슈퍼노트’를 2007년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 후에도 계속 만들어 왔으며 이 중 일부가 한국에 밀반입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의 한 정통한 소식통은 3일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슈퍼노트를 한국에 밀반입하려던 일당을 적발해 공조수사를 벌여 왔으며 북-미, 남북 관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주목해 왔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강도 높은 대북 금융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외사수사대는 지난해 11월 10일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9904장(99만400달러)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로 위폐운반책 김모 씨와 환전알선책 안모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중국에 거주하는 판매총책 박모 씨에 대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와 국토안보부 소속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이 한국 법무부와 공조 수사에 나서 이 위폐가 슈퍼노트임을 확인한 뒤 국제 유통조직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적발된 일당은 “달러화 가치가 급상승해 들여오려 했다”고만 할 뿐 최종적으로 북한과 연결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제 브로커의 실체와 유통망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2007년 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불법 위폐 제작에 더는 간여하지 않겠다’는 북한 측의 암묵적 약속을 전제로 금융제재를 해제해 줬는데 북한이 실제론 계속 위폐를 제작해 왔음이 밝혀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 시절 못잖게 강도 높은 위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3일 서울에서 접촉을 갖고 슈퍼노트의 제작 및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슈퍼노트가 유통되는 국가에서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슈퍼노트 제작의 재료 및 원료의 북한 수입을 차단하는 데 노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에서 금융제재 업무를 지휘하는 스튜어트 레비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도 현재 서울에 머물고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슈퍼노트

매우(super) 정교하게 위조해 만들어진 100달러 지폐(note). 실제 지폐와 같은 용지에 입체감이 느껴지는 요판인쇄 방식으로 제조돼 감식기로도 식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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