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노트는 北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위폐 제조-유통 北정권 조직적 개입

김정일 핵심측근 오극렬이 진두지휘

슈퍼노트로 불리는 100달러 위조지폐 유통은 불법 무기 거래, 마약 거래, 위조담배 무역 등과 더불어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해외 정보기관들은 진짜 지폐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슈퍼노트 제조와 유통에 북한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정부와 중국 러시아 등의 범죄조직이 위폐 제조에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슈퍼노트는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94년에는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북한 무역회사 간부들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슈퍼노트 25만 달러를 입금하려다 체포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에서 100만 달러 규모의 슈퍼노트가 경찰에 압수됐다.

미 국무부는 올해 2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슈퍼노트가 여러 나라에서 계속 유통되고 있다”며 “여러 종류의 위조지폐 중 슈퍼노트는 유일하게 북한과 관련된 것”이라고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다. 국무부는 현재까지 북한이 유통시킨 슈퍼노트는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슈퍼노트의 제작과 유통을 지휘하고 있는 핵심 인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군부 실세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타임스는 2일 정보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노동당 산하기관인 평양 인근 평성에 있는 상표인쇄소에서 슈퍼노트를 만들고 있으며 오 부위원장의 아들인 오세원이 제조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오 부위원장의 친척으로 알려진 이일남 주에티오피아 참사관이 평양과 중국 베이징, 에티오피아를 오가며 위폐를 운반해 왔다는 것. 일부에서는 북한 외교관들이 슈퍼노트를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 현금화한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은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베이징이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여러 조세피난처에 위장회사를 설립해 슈퍼노트 유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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