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 “심부름 상황 알렸어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등산을 동행했던 이병춘 경호관이 사고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호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청와대 보고 경위는 어땠는지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경호관이 혼자 경호를 한 것과 노 전 대통령을 혼자 있도록 내버려둔 것이 적절한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우선 경호수칙이나 경호업무 규정 등에는 몇 명이 경호를 해야 하는지, 피경호자와 경호자 간 거리를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게 경호학과 교수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경호관의 경호 방식이 적절했는지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영삼 정부 시절 경호실에 근무했던 A 씨는 “현직 대통령도 비공식 업무는 1명이 경호할 수 있고, 대통령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는 경호원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경호원들은 경호 대상자가 투신하는 것에 대비한 훈련은 안 돼 있다. 불가항력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함께 있었다면 경호대상자를 구하기 위해 몸을 같이 던졌을 것”이라고 했다. 지치환 한서대 경호비서학과 교수는 “수행경호원은 수행비서가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의 근처를 떠나면 안 된다”면서 “불가항력이라고 하는데 불가항력을 막아야 하는 것이 경호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그 자리를 떠난 것에 대해 “미리 무전을 쳐서 다른 경호원에게 상황을 알리고 심부름을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두현 한국체육대 안전관리학과 교수는 “경호 원칙상 항상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촉수거리의 원칙’이 있다”면서 “하지만 다른 지시를 수행하고 있어 닿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불가항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