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씨, 입관식서 시신 바라보며 “아빠! 아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5월 25일 03시 05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사흘째인 25일 오전 1시 반경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 빈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입관식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입관식에는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 딸 노정연 씨,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유가족과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노무현 정부 몇몇 각료만 참석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이틀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권양숙 여사도 입관식에는 참석했다. 수의를 입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관 속으로 들어가자 빈소에는 탄식과 통곡소리가 이어졌다.
입관에 앞서 서거 이틀째인 24일 유족들은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에서 조문객들을 맞았다. 빈소에서는 하루 종일 유족들의 흐느낌 소리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5일 세종증권 매각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뒤 여섯 달 만에 봉하마을 자택에 돌아온 노건평 씨는 24일 오전 1시 40분경 봉하마을에 도착해 임시분향소에서 헌화했다. 오전 8시 40분경 빈소인 마을회관으로 들어갈 때는 조카인 노건호 씨가 함께했다.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얼굴은 초췌했다.
노건평 씨의 측근은 “오랜 구치소 생활 탓에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성장 과정에서 사실상 아버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동생의 죽음에 대해 상상 이상의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건평 씨는 구속집행정지 만료일이자 노 전 대통령 장례식인 29일까지 유족 대표의 한 사람으로 장례를 주관할 예정이다.
노건호 씨와 노정연 씨는 하루 종일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들은 아버지의 서거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새벽에 잠시 휴식을 취했을 뿐 나머지 시간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곁에서 지켰다. 노건호 씨는 이날 친구로 보이는 30대 4명이 봉하마을에 찾아오자 이들의 손을 꼭 잡으며 반기기도 했다. 노정연 씨는 입관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바라보며 “아빠! 아빠!”라고 계속 흐느꼈다.
권양숙 여사는 입관식 때 잠시 모습을 보인 뒤 다시 사저로 들어가 안정을 취했다. 이날 오전 사저에 들렀던 한 인사는 “어제는 식사를 제대로 못하셨지만 오전에 가벼운 식사를 했다”며 “여전히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며 노 전 대통령을 부르면서 계속 울고 계신다”고 전했다. 노건평 씨 부인 민미영 씨와 전담 비서관인 박은하 비서관이 곁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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