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경남지방경찰청은 23일 “노 전 대통령이 사저 뒷산의 부엉이바위에서 30m 아래로 투신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5시 45분경 경호관 1명과 함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사저를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은 사저 뒷산인 봉화산을 등산하던 중 오전 6시 40분경 봉화산 7분 능선 부엉이바위에서 30m 아래로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추락의 충격으로 두개골 골절과 두부외상, 늑골 골절 등의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으며 수행하던 경호관에 의해 오전 7시경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세영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송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의식이 없었고 손과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경찰 조사 결과 노 전 대통령은 30여 분간 응급심폐소생술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오전 8시 13분경 경남 양산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도착 당시부터 자발적인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을 반복해 시행했지만 노 전 대통령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전 9시 반경 서거했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이 30m 높이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면서 머리가 땅에 부딪혀 두개골이 골절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외에도 늑골 골절, 혈흉, 척추와 우측 발목 등에 다발성 골절 등이 확인됐다. 경찰은 사망 장소에 대한 현장감식을 벌여 노 전 대통령의 등산화 한 짝과 피 묻은 상의를 수거해 감식 중이며 추가 유류품을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경찰은 또 사저 비서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유서를 발견했다. 이날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사인과 사고 경위를 수사하기 위해 이운우 경남지방경찰청장을 본부장으로 모두 94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차렸고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경호관을 조사했다. 김해=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