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플랜’ 민주 의원 84명 중 56명 설문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민주당 이념은 중도진보” 67%
“성장도 중시 제3의 길 필요” 55%

“진보정당으로 가야” 응답자는 단 1명뿐
72% “4·29 재보선은 수도권 승리에 의미”

“중산층과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목표를 설정해 왔는데 중산층 이미지는 한나라당이, 서민층과 관련된 부분은 진보정당이 잠식해 버렸다. 샌드위치 신세인 민주당이 양쪽 정당과의 정책적 차별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민주당이 발표한 ‘뉴 민주당 플랜’ 초안에 대해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뉴 민주당 플랜은 중도 개혁주의를 내세워 이념적으로는 진보를, 정책적으로는 성장보다는 분배를 강조했던 기존 노선을 버리고 사실상 오른쪽으로 한 걸음씩 옮겨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 대다수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여전히 중도에서 한 걸음 왼쪽에 있는 ‘중도 진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16∼18일 민주당 전체 의원 84명 중 외유 등으로 응답할 수 없는 8명을 제외한 7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56명 중 67.6%(38명)가 민주당의 이상적인 이념적 정체성을 묻는 질문에 ‘중도 진보’라고 답했다. 이어 △중도 18.0%(10명) △중도 보수 3.6%(2명) △진보 1.8%(1명)의 순이었다. ‘보수’라고 답한 의원은 없었고, 9.0%(5명)는 ‘중도 개혁’을 기타 의견으로 제시했다.

뉴 민주당 플랜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제3의 발전 모델’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응답자의 39.2%(22명)가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봤다. 열린우리당 시절 추진했던 분배 위주의 정책으로는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인식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16.0%(9명)는 단순히 현실적인 타협안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의 동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적극 강조했다. 그러나 ‘분배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25.0%(14명)가 나왔다.

민주당이 10%대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계층을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서민(37.5%·21명) 또는 중산층(30.4%·17명)을 꼽았다. 중산층과 서민을 따로 구분하기보다는 함께 봐야 한다는 응답도 23.1%(13명)나 됐다. 또 7.2%(4명)는 ‘중산층, 서민, 소외계층 모두를 지지층으로 삼아야 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정당의 모습으로는 67.6%(38명)가 ‘중도 진보 정당’을 꼽았다. 옛 민주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27.0%(15명)는 ‘과거 새천년민주당처럼 완전한 중도 정당을 표방해 좌우 모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997년 DJP연합과 같은 중도 보수 정당’이 돼야 한다는 응답은 2명이었고, ‘진보 정당’을 표방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명에 불과했다.

또 4·29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2.0%(40명)는 ‘수도권 승리’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호남의 전통적 지지층 이탈’ 18.0%(10명)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 5.4%(3명) △‘당의 공천 실패’ 3.6%(2명) 등의 답변도 있었다. 민주당은 당시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경기 시흥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겼지만 전북 전주 국회의원 재선거 2곳과 광주 시의원, 전남 장흥군 도의원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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