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앙亞 에너지자원외교 시동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7분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카리모프 공항영접 파격

10일 중앙아시아 2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은 깜짝 놀랐다. 원래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총리가 영접하는 걸로 돼 있었는데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직접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격 의전’이었다.

두 정상은 공항 접견실에서 10여 분 환담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의 협력이 소중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고 이웃나라들이 부러워하고 있다”며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는 ‘우즈베키스탄 사람과 한국 사람이 닮았고…. (그러나)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고 했다.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카리모프 대통령에게 명예서울시민증을 수여한 적이 있는 이 대통령은 “카리모프 대통령과의 진심어린 우정을 바탕으로 모든 일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어 25분간 함께 차를 타고 영빈관으로 이동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만큼 이슬람 국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미국이나 유럽에 우리의 견해를 잘 전해 달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두 정상은 11일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이번 순방은 ‘신(新)아시아 외교구상’의 일환으로 자원외교 및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도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경제 회생을 모색 중이다. 한국 대통령이 ‘경유지’로서가 아니라 이 지역 나라만 방문하기 위해 중앙아시아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박양균 한인회 회장, 블라디미르 신 고려문화협회 회장 등 우즈베키스탄 동포 11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고려인 여러분은 이 나라의 많은 소수 민족 중에서 매우 존경받고 수준 높은 민족으로, 저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신아시아 정책을 세우면서 중앙아시아 여러 국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격려했다.

타슈켄트=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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