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YS가 귓속말로 ‘DJ는 빨갱이’라고”

  • 입력 2009년 5월 8일 11시 52분


박지원 의원동아일보 자료 사진
박지원 의원
동아일보 자료 사진
김대중(DJ) 정부의 실세였던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최근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YS가 귓속말로 '사실 김대중이 빨갱이다'라고 했다. YS는 정말 못 말린다"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8일 보도했다.

박 의원은 4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김 전 대통령 수행차 베이징을 찾았다. 박 의원은 "4년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하면서 건강이 악화돼 술을 못 마신다"면서도 약을 먹고 나서 폭탄주를 대여섯 잔 마셨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YS는 기회 있을 때마다 DJ를 비판하지만 우리는 대응 안 한다"며 "거짓말은 YS가 더 많이 한다. YS는 한 번에 180도를 바꾼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DJ는 논리적이어서 하루에 1도씩 바뀐다. 상도동에 갔더니 YS가 나에게 "DJ가 왜 너만 좋아하느냐"고 묻더라. 그러면서 귓속말로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 주겠다. 김대중이 빨갱이다"고 하더라"고 했다.

또한 그는 2003년 3월에 남북 정상회담이 노무현 정부의 거부로 무산됐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당시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베이징에서 3일간 기다리다 바람 맞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때 노 전 대통령이 특사를 보냈으면 6·15도 잘 지켜졌을 것이다. 김대중 정부와 차별화하려고 2003년 회담을 포기했다. 10·4선언 중에 6·15선언이 5회 언급됐고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자고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안 지켰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권력 무상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승 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門前成市)지만 정승이 죽으면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옛말이 맞더라"며 "세상 인심 변화를 생각하면 자살하지 않고 못 견딘다"고 말했다는 것.

그는 감옥에 있을 때 김기섭 전 안기부 기조실장을 만났는데 그 사람이 6공의 금융 황태자 이원조 씨와 나눈 얘기를 들려주었다고 전했다. 당시 김 전 실장이 자신이 몰락한 뒤 '알고 지내던 1만 명 중 1명이 찾아왔다'고 하니까 이원조 씨가 '너는 인생 잘 살았다. 나는 10만 명 중에 1명'이라고 했다고.

박 의원은 정국 전망과 관련해 "MB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이 민주당으로 안 가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로 간다"며 "한나라당엔 정몽준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지사도 있다. 민주당엔 이런 스타들이 안 보인다. 민주당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서 손학규 전 대표를 수원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꼭 성공해야 하지만 국가정보원이 권력을 남용하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권력이 무섭다는 걸 아는 사람은 집권 2년째가 되면 보따리를 싼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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