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안보리 제재 사죄 안하면 핵-ICBM 실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조치에 반발해 제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실험을 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외교통상부 등 정부 당국자들은 “예상되던 수순”이라고 평가했지만 과거 전례에 비춰 북한이 실력 행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 외무성은 29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 기업 3개를 제재 대상 기관으로 지정한 데 대해 “유엔 안보리가 즉시 사죄하지 않으면 우리는 부득불 추가적인 자위적 조치들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수로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첫 공정으로 핵연료를 자체로 생산 보장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지체 없이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5일 ‘인공위성 광명성 2호’ 발사를 전후해 국제사회에 대한 공세를 점차적으로 높여 오다 14일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해 북핵 6자회담 거부와 핵시설 재가동, 폐연료봉 재처리 등을 경고했다. 북한은 25일 영변 핵시설에 보관된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위기 고조의 가장 높은 단계라고 할 수 있는 핵실험까지 경고한 것이다.
북한은 특히 위협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ICBM 발사 실험과 핵연료 자체 생산 등 다양한 ‘카드’를 함께 꺼내 들었다. 북한이 ICBM 발사 실험을 예고한 것은 이례적이며 ‘발사 실험들’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수차례 실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단순 위협용이 아니라 실제로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제1차 핵실험을 하기 6일 전에 외무성 성명을 내고 국제사회에 이를 예고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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