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 “답변서 오늘 제출 가능… 소환 앞당겨달라”

  • 입력 2009년 4월 25일 02시 55분


문재인, 질의서 들고 盧 사저로 24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 문 전 실장의 오른손에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면질의서가 담긴 봉투가 들려 있다. 김해=연합뉴스
문재인, 질의서 들고 盧 사저로 24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했다. 문 전 실장의 오른손에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면질의서가 담긴 봉투가 들려 있다. 김해=연합뉴스
검찰, 소환일정 내일 윤곽

노무현 전 대통령은 25일경 검찰의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 작성을 마친 뒤 이를 검찰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서 서면진술서를 받고 하루 정도 검토한 뒤 소환 일정을 잡을 방침이어서 26일경 노 전 대통령을 언제 소환할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사저는 하루 종일 긴박한 분위기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1시 반경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4시간 동안 머물며 노 전 대통령과 답변서 작성 문제를 상의했다. 문 전 실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 서면질의서’라고 적힌 질의서 원본 서류봉투를 들고 사저로 들어간 뒤, 오후 5시 반경 사저를 나섰다.

그동안 노 전 대통령 소환 일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노 전 대통령 측은 조속한 조사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문 전 실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서면조사 뒤 소환 일정을 얼마나 빨리 확정하느냐다. 검찰이 빨리 소환해 주기를 바란다”며 “일정이 막연한 상태에서 답변서부터 제출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답변서를 보낼 때 소환 날짜도 바로잡자는 얘기였다.

노 전 대통령 측이 ‘신속한 소환조사’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친 데는 검찰과의 ‘장외’ 공방이 더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이 언론에 공개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6차례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혀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여러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노 전 대통령은 이미 엄청난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아들 노건호 씨의 연루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최근에는 ‘억대 스위스제 시계 선물’ 논란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뉴스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이 최후의 방어선으로 여겼던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이 구속된 것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는 상황이 됐다. 노 전 대통령으로선 차라리 법적 절차라는 ‘링’ 위에 올라가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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