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안보리 제재 쉽지는 않을 듯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런던 만다린오리엔탈하이드파크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런던=이종승  기자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런던 만다린오리엔탈하이드파크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의 로켓 발사 등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런던=이종승 기자
韓中정상회담… 후진타오 “마지막까지 설득” 원론적 언급 그쳐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미묘한 시점’인 3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오후 7시)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 북한이 이르면 4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한중 정상이 40분간 회담을 갖고 북한 문제를 논의한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공개한 두 정상 간 대화 내용에서는 두 정상이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대응책에 대해 이렇다 할 얘기를 주고받은 대목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로켓 발사 저지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 측의 노력에 감사를 표시한 데 대해 후 주석은 “그동안 북한을 여러 차례 설득해 왔으며, 마지막까지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제재 등에 대해선 두 정상 모두 전혀 언급이 없었다. 이는 정상회담에서 민감한 문제는 아예 꺼내지 않거나 이견이 있었더라도 공개하지 않는 외교적 관행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회담 결과는 이 대통령이 1일과 2일 각각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 북한의 로켓 발사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대응책에 적지 않은 견해차가 있음을 보여준 것일 수 있다”며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쉽게 합의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것이라면 제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 1718호 위반과 관련해 회원국들과 협의를 할 것”이라며 “북한의 후계자 문제 때문에 미사일을 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북핵 6자회담 회원국 사이를 분리시키는 정책을 쓰고 있는데 미사일 발사는 오히려 회원국 간 관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해 “지난해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 조짐을 보였던 나라들이 오히려 이번 회의에서는 전면에 서서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은 상대적으로 금융 부문이 안정돼 있고,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를 넘고 있다”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상황이 건전하고 안정적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런던=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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