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사과후 공천? 민주 갈등 봉합되나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재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당 안팎에서 결단을 강요받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경제 기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재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 당 안팎에서 결단을 강요받고 있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김경제 기자
4월 29일 재선거에서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일 제주시 봉개동의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분향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4월 29일 재선거에서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일 제주시 봉개동의 제주 4·3평화공원을 방문해 분향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정세균-정동영, 주말에 2차 회동 갖기로

4선이상 중진들 “무소속 출마 꼭 막아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북 전주 덕진 4·29 재선거 출마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의 공천 갈등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문희상 국회부의장과 박상천 김영진 이석현 천정배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5명은 2일 조찬을 함께하며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정면충돌을 막기 위한 중재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는 반드시 막아야 하며 정 전 장관이 끝내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경우 공천을 주는 방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전 장관이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공식적인 사과나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회동 이후 중진들은 정 대표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전달했다. 이석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는 생각에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고, 정 전 장관은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걸 강창일 장세환 의원 등 ‘국민모임’ 소속 의원들도 정 대표를 만나 정 전 장관을 공천해줄 것을 제안했다. 장 의원은 “어떤 게 당을 살리는 길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정 전 장관을 공천하지 않을 경우 4·29 재·보궐선거는 당과 정동영의 싸움으로 변질돼 이명박 정권만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 전 장관을 공천하는 것만이 하루빨리 당의 내홍을 수습하는 길이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4·29 재·보선 후보등록기간이 14∼15일인 만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주말 공천 문제를 마무리해야 선거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여전히 정 전 장관의 공천을 배제해야 한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대표가 당초 자신의 의지를 꺾으면 당 대표로서 위상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주말에 있을 정 전 장관과의 2차 회동은 공천 배제 방침을 거듭 전달하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말 전주로 내려갔던 정 전 장관은 이날 상경했다. 그는 3일 4선 이상 중진들과 조찬 회동을 갖는다. 정 전 장관은 제주도4·3사건 61주년을 하루 앞두고 2일 제주에서 열린 위령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자신의 공천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충분히 존중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거듭 정 대표를 압박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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