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국은 가장 위대한 친구” 애정 표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3일 03시 02분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 회담 이모저모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은 30분에 걸친 ‘약식 회담’이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 그동안 두 차례 통화를 한 적이 있는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보이면서 신뢰를 쌓는 데 힘썼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 시간보다 2분 이른 오전 7시 58분(현지 시간) 회담장인 엑셀센터 2층 17번 방에 도착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오전 8시 정각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의자에 앉아 사진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들이 퇴장하려는 순간 “잠깐 발표를 하나 했으면 좋겠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과 신뢰의 뜻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대한민국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이고 가장 위대한 친구 중 하나다”라면서 “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우리의 우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하며 (금융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다”면서 “우리는 그 외에도 논의해야 할 매우 많은 이슈를 갖고 있다. 방위 문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관련해 한국이 제공한 매우 훌륭한 지원에 대한 것들이다. 대한민국의 우정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듯한 깜짝 발표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말을 하는 동안 이 대통령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퇴장하는 한국 기자단에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자 이 대통령은 회담 테이블 옆에 서서 큰 소리로 웃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이 시작되자 “이 대통령의 영어 실력만큼 한국어 실력이 좋지 않아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도 “미국은 지구상에서 한국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라고 강조하며 격의 없는 대화 분위기를 만들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일 저녁(한국 시간 2일 새벽)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주최로 버킹엄궁에서 1시간 동안 열린 환영리셉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첫 대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는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이 대통령께서 보여 주신 리더십에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면서 “어려운 위기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십이 미국과 세계 경제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미관계는 전통적으로 굳건한 동맹의 기초를 다져 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리셉션에 이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주최한 정상 만찬에서도 바로 옆자리에 앉아 ‘경기 회복을 위한 거시경제정책 공조’를 주제로 자연스레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또 3일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런던에 도착한 후 브라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런던=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