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프간에 자이툰 방식 재파병”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3월 27일 02시 58분



“공병중심 1000명미만 규모로”
“재건-기술교육 임무”… 6월 임시국회서 동의 추진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안정화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이툰부대 방식으로 우리 군 병력을 파병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파견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파병은 이라크에서 민사(民事)작전을 벌였던 자이툰부대 방식이 유력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현재 42개국이 아프간에 파병한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이자 상당한 경제력 및 군사력을 보유한 한국이 더는 파병을 미루거나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 요청을 받지는 않았지만 직간접적 의사 타진을 받고 파병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에 파병해 전후 재건 및 민간기술교육 임무를 수행했던 자이툰부대처럼 공병을 중심으로 대략 1000명 미만의 규모로 파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외교소식통은 “지난주 미국 측과 아프간 지원 방향 및 파병 문제에 대한 예비 접촉을 가진 뒤 정부 관계 부처 간 난상토론을 통해 파병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4월 2일 영국 런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 문제에 대해 운을 뗄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파병 쪽으로 정부의 방침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파병 규모와 시기, 아프간 내 주둔 지역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프간 현지 정세와 국민 여론을 검토한 뒤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6월경으로 예상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구체적 파병안을 마련한 뒤 이르면 6월 임시국회에서 파병동의 절차를 밟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실제 파병은 올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31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아프간 재건 국제회의를 계기로 구체적인 아프간 안정화 전략과 국제 공조체제가 마련되면 한국에 정식으로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 회의에 참석해 아프간의 지속가능한 안보 및 경제 사회개발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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