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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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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의결법안 달랑 5건… ‘노는 국회’ 표본 꼽힐만
“대한민국 교육을 논의해야 할 상임위가 ‘방학 상임위’가 된 데 대해 깊은 자괴감이 든다.”(한나라당 김선동 의원)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발표 뒤 온 국민의 관심사가 교육에 가 있고 국회에 요구도 많다. 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한나라당 박영아 의원)
1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회의실.
참석 의원들은 2월 임시국회가 후반기에 접어들어서야 첫 전체회의가 열린 데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위원장과 여야 교섭단체 간사가 모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전체회의는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계속 이뤄지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부겸 교과위원장에게 회의 소집을 요구해 열렸다.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 의원은 불참했다.
한 시간 반가량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지다 “국민께 거듭 사과드린다. 다음 주는 정상화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으로 회의는 끝났다.
2월 임시국회에서 16개 상임위 가운데 가장 늦게 문을 연 국회 교과위는 ‘일 안하는 국회’의 표본으로 꼽힐 만하다.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교과위에 제출한 법안은 모두 179건이다. 하지만 교과위에서 심의, 의결한 법안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5건에 불과하다.
법안심사를 위한 소위원회는 8개월여 동안 단 세 차례 열렸을 뿐이다. 신도시를 조성할 때 공영개발사업자에게 학교용지부담 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등 민생 법안이 쌓여있지만 교과위원들은 손을 놓고 있다.
교과위는 여야 간 견해차가 큰 쟁점법안이 걸려있는 상임위가 아니다. 하지만 교육 현안이 터질 때마다 회의 개최를 볼모로 여야가 ‘샅바 싸움’을 벌이며 공전을 거듭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야당은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업무보고를 요구했고,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주경복 건국대 교수를 최근 위원에서 해촉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한 청문회를 먼저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여야 간 일정 협의는 무산됐다.
교과위는 지난해 상임위 예산안 심사에서도 ‘꼴찌 상임위’라는 오명을 남겼다.
공 교육감의 선거법 위반 의혹과 국제중 설립 문제 청문회 여부를 놓고 파행을 빚다가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12월 2일)을 넘겨서야 예산심사소위를 겨우 구성했다.
지난해 정기국회 회기 중 열렸던 17차례의 전체회의 가운데 부처 업무보고와 결산심사, 국정감사 일정 논의를 위한 회의를 제외하면 여야 가운데 한쪽이 불출석해 대부분 파행됐다.
김부겸 위원장은 “교육 문제는 여야가 정부에 한 목소리로 요구할 사안이 많은데도 지엽적인 문제로 파행을 겪었다”면서 “교과위가 불명예를 안게 된 만큼 이제는 여야가 양보하며 뒷심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