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표에 차라리 죽여달라며 경위과장이 읍소까지 했었다”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자들을 해산시키려던 이경균 국회 경위과장(가운데)이 몸싸움 도중 쓰러져 울부짖고 있다. 안철민 기자
3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농성자들을 해산시키려던 이경균 국회 경위과장(가운데)이 몸싸움 도중 쓰러져 울부짖고 있다. 안철민 기자
박계동 국회사무총장이 밝힌 강기갑 대표 ‘활극’ 벌인 날 상황

강대표 “과한 행동한것 사실”

국회의 질서 유지를 맡은 경위과장이 5일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의원님, 차라리 저를 죽여주십시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이 말을 듣고 화가 가라앉았다고 말했다고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이 7일 기자에게 밝혔다.

박 총장은 강 대표가 6일 찾아와 사무총장실에서 난동을 피운 데 대해 개인적인 사과의 뜻을 밝히며 당시 몸싸움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언급한 경위과장은 이경균 서기관으로 국회 내에서 질서유지를 맡은 실무 책임자다.

박 총장은 “민노당은 경위들이 의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고 하지만 이는 진실을 정치적으로 호도하는 것”이라며 “민노당 홈페이지에 있는 동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노당이 올린 동영상에는 5일 경위들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민노당이 붙여 놓은 전단 및 플래카드를 제거하는 영상과 관련 설명이 들어 있다.

이 동영상을 보면 이날 오후 8시경 경위 30여 명은 불법 부착물을 떼는 과정에서 “천천히 해. 의원님이 다쳐. 조심조심” 등을 연발했다.

반면 민노당 측은 경위들을 향해 “×××들아”라고 욕설을 퍼붓는 등 거칠게 저지했다. 이 동영상에는 또 이정희 의원이 플래카드를 끝까지 잡고 늘어지는 모습도 찍혀 있다. 민노당은 동영상 설명 자료에서 이를 “이 의원이 경위들에게 ‘밀려’ 계단을 ‘끌려 내려와야 했다’”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이어 경위들에게 “너희들이 국회의원 때려 패는 사람들이야”라고 울부짖지만 동영상에는 경위가 의원을 때려 패는 장면은 없다. 반대로 강 대표가 경위들에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은 담겨 있다.

강 대표는 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사무총장실에서 난동을 부린 것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넘어서는 안 되는 과한 행동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무처는 8일 정오까지 강 대표가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 사무처는 또 민주당과 민노당의 불법 점거와 폭력 행사로 지금까지 총 3423만 원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했고 척추 골절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직원을 포함해 53명의 경위와 방호원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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