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민주당 말 바꿔…” 원혜영“2월시한 못박으면 안돼”

  • 입력 2009년 1월 6일 03시 02분


“진절머리 난다”5일 오후 11시 20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끝난 뒤 국회의장실에서 지친 모습으로 빠져나오며 취재진에게 “진절머리가 난다”며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진절머리 난다”
5일 오후 11시 20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여야 원내대표 회담이 끝난 뒤 국회의장실에서 지친 모습으로 빠져나오며 취재진에게 “진절머리가 난다”며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 여야, 법안처리 기준 확정못해

두차례 협상서 假합의 기초해 8개항 의견 접근

합의문 작성까지 갔다 미디어법 걸려 서명 미뤄

김 의장 “직권상정 안한다는 방침 철회할 수도”

여야가 5일 김형오 국회의장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 기준을 확정하지 못함에 따라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협상에서 여야 합의문 초안 작성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점에서 협상이 결렬됐다기보다는 최종 결론을 유보했다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다.

▽합의안 도출 유보=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의 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김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와 6시 두 차례 회동을 갖고 법안 처리 기준을 논의했다.

이날 오후 6시에 열린 2차 협상은 각 교섭단체의 협상 실무책임자인 원내수석부대표(선진창조모임은 권선택 전 원내대표)까지 참석해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10시 이후 여야가 합의문 작성을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여야가 만든 ‘가(假)합의문’에 기초해 8개항의 새 합의문을 마련한 뒤 각 당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안을 도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후 11시 20분경 홍 원내대표가 “진절머리 나서 못하겠다. 민주당이 말을 너무 바꾼다”며 협상이 진행 중이던 국회의장실을 빠져 나오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13개 사회개혁법안에 대해 ‘합의 처리’를 포기하는 대신 다른 것을 양보해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협의 처리’를 하겠다는 뜻이냐고 했더니 아예 이 건은 없었던 일로 하자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미디어 관련 7개 법안 중 쟁점이 많지 않은 3개는 협의 처리한다고 했다가 곧 일괄 합의 처리로 가겠다고 해서 협상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원 원내대표는 “법안들을 (항목별로) 하나로 묶어서 타결해야지 개별적으로 타결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의장실 측은 “협상이 결렬됐다기보다는 큰 틀에서 합의가 거의 다 됐기 때문에 내일 다시 속개하면 문제가 없다”며 “각 당의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협상이 진통을 겪는 모양새가 필요하다는 포석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내용=이날 협상은 미디어관계법과 금산분리 완화법안에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가합의문대로 미디어관계법과 금산분리 완화법안을 2월 중 여야가 합의 처리를 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2월이라는 시한을 정하지 말고 “일단 논의를 시작하자”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협상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당초 2월 협의 처리에서 6월 협의 처리로 시한을 4개월 늦출 수 있다는 견해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는 여야가 협의 처리 쪽으로 의견 접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가합의문에 기초해 조속히 합의를 하지 않으면 이번 임시국회 내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철회할 수 있다”며 여야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실 측은 “김 의장이 직권상정 철회를 천명한 것은 여야가 합의를 한다는 전제였다”며 “합의를 하지 않으면 이번 임시국회 이후라도 직권상정을 하겠다는 게 김 의장의 의지”라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 동아닷컴 이철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