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드 “한국어 능력 큰 자산… 내 부임때보다 더 준비된 대사”

  • 입력 2008년 9월 20일 04시 28분


전임 대사들이 본 스티븐스 신임대사

전임 주한 미국대사들과 한반도 전문가가 캐슬린 스티븐스(사진) 신임 대사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높았다.

제임스 릴리 전 대사는 “캐시(스티븐스 대사의 애칭)는 내가 대사로 재임할 때 정치 담당 참모이자 통역관 역할을 해줬다. 난 항상 캐시에게 의존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첫 대사이며 최적임자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대사의 역량은 백악관, 국무장관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되는데 스티븐스 씨는 초임 대사여서 상대적으로 주니어급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운을 떼자 전임 대사들은 한결같이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는 “캐시는 국무부 내 중요 부서 2곳의 부차관보를 거쳤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외교관이다. 캐시가 부산에서 근무할 때 많은 시위가 있었고, 1980년대엔 서울에서 정치를 다뤘다. 내가 부임할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이 준비돼 있는 대사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도 “캐시는 한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특히 언어 능력은 대단한 자산”이라며 “캐시는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많은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그걸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이 역사를 보는 관점은 매우 짧다. 그들은 한국인들이 항상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은 1866년 셔먼호 사건, 가쓰라-태프트 밀약 같은 것은 잘 모른다. 하지만 캐시는 안다. 한미관계를 안보동맹에서 경제·정치적 파트너십으로 바꾸는 임무를 캐시가 완벽하게 해 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한국 현대사를 취재했던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대사로 부임하는 순간 자동적으로 충분히 시니어가 된다”며 “캐시는 충분히 자격을 갖췄고 주요 이슈를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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