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핵시설 봉인 제거”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4분


폭스 “핵복구 새증거”… 한국 “아직 정보 못접해”

한미일 6자대표, 中에 “불능화 적극 중재” 요청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을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붙여놓은 봉인을 제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미일 3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중재를 주문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일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과 베이징(北京)에서 회동한 뒤 “미국은 북한이 검증 방법에 동의한다면 테러지원국에서 즉시 해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검증 프로토콜(요구안) 문제를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현재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해 검증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향후에 우리가 어떻게 핵 프로그램을 검증하는지에 대한 규정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의 완강한 거부를 감안해 현 시점에서는 검증 이행계획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실제 검증활동은 차기 행정부의 몫으로 넘길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힐 차관보는 또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금메달을 딴 만큼 북핵 문제 해결에서도 또 하나의 금메달을 따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이날 우다웨이 부부장과 각각 만나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정권수립 60주년인 9·9절에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의 고위급 특사를 통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협상 복귀’를 촉구하는 미국과 중국 측의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폭스뉴스는 5일 미국 고위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IAEA가 영변 핵시설에 붙여놓은 봉인을 제거한 것으로 나타나 핵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또 북한이 추가 조치를 통해 앞으로 6∼8주 이내에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아직 그런 정보는 접하지 못했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핵시설 복구 움직임이 좀 더 분명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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