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계파 ‘모처럼 웃다’

  • 입력 2008년 7월 31일 02시 55분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안철민 기자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활짝 웃고 있다. 안철민 기자
한나라, 18代 출범후 첫 최고·중진 연석회의

박근혜 2년만에 당무 복귀

18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가 3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최고위원들 외에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근혜 전 대표, 4선 이상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최고위원과 4선 이상은 22명으로 홍사덕 안상수 의원 외에 모두 참석했다.

자리 배치는 중앙에 앉은 박희태 대표의 오른쪽에 홍준표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전당대회 득표순에 따라 앉았다. 박 대표 왼쪽으론 이 전 부의장, 박 전 대표, 이윤성 국회 부의장 등이 앉았다.

당내 양 계파의 수장인 이 전 부의장과 박 전 대표는 바로 옆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 전 악수와 가벼운 인사를 나눈 데 이어 간간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소 어색한 분위기는 박 대표가 인사말을 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오늘은 참 좋은 날이고 그야말로 화기만당(和氣滿堂·화목한 기운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한 마디 하시라”는 박 대표의 4번에 걸친 권유 끝에 입을 열어 “반갑다.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짧게 답했다. 박 전 대표가 당무에 복귀한 것은 2006년 6월 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2년 만이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 전 부의장, 박 전 대표, 박종근 이해봉 김무성 의원의 이름을 차례로 언급하며 “한나라당 가족들이 모처럼 이 자리에 모인 것 같아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의 업무보고가 있었으나 정국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이 전 부의장은 김무성 박종근 의원 등 복당한 친박 의원들에게 “고생 많으셨다. 당을 위해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연석회의의 순항 여부는 미지수다. 주류와 친박계의 대표급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회의체인 만큼 화합의 용광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갈등의 분화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엇갈린다. 또 ‘옥상옥’ 기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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