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입장 완벽히 이해… 우려 덜어줄 것”

  • 입력 2008년 6월 7일 02시 57분


■ 李대통령 타임誌 인터뷰

“국민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발간된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 인터뷰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와 관련해 “시위대의 입장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이는 그들의 건강과 어린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우려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협상 내용을 실질적으로) 수정한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는 식품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와 공포를 완화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재의 시위는 쇠고기 문제 이상의 일에 관한 것이다. 한국은 뿌리 깊은 시위문화를 갖고 있다”면서 “현재의 정치적 격변은 역동적인 한국의 단면이다. 이것은 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사람은 내가 다른 사람의 말이나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나의 리더십 스타일이 일방적이고 독주한다는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나는 오랫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일했고 CEO는 소비자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좀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제상황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한국을 통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재의 국제경제 상황은 한국에 유리하지 않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내게 표를 던졌던 국민은 그들이 원하는 빠른 변화를 보지 못하는 데 대해 다소 실망하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식량난에 관해 “누구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100% 정확한 평가를 내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 온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지금도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타임은 ‘우울한 청와대(Lee's Blue House Blues)’라는 제목의 이날 커버스토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취임 당시 경제성장률을 7%로 높이고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을 4만 달러로 올리겠다고 약속하는 등 국민들의 기대를 너무 높임으로써 시위대 규모를 키우는 실책을 저지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에서 “현재 (대통령직을) 즐기고 있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사색하고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내년에 다시 같은 질문을 해달라”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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