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협상 아니다” 여전히 강경

  • 입력 2008년 6월 4일 03시 02분


향후 전략 논의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가 3일 국회에서 열린 18대 첫 의원총회에서 이날 정부가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대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기자
향후 전략 논의
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앞줄 오른쪽부터)가 3일 국회에서 열린 18대 첫 의원총회에서 이날 정부가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대책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안철민 기자
‘여야 공동 재협상 결의안’도 거부… 일부 “국회는 열어야”

통합민주당은 정부가 3일 내놓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 금지 요청’에 대해 “성사되더라도 재협상이 아니다”라며 대(對)정부 공세의 고삐를 계속 조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재협상 촉구결의안을 여야가 국회에 공동 제출하자’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원 원내대표는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결의안만 함께 낼 거라면 (결의안 제출도) 안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민주당이 5일 개원 예정인 18대 국회에 개정안을 별도로 내겠다”고 밝혔다.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후 처음 열린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23명(전체 의원 81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 강경투쟁을 주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정부의 ‘사실상 재협상 요청’이란 발표는 내일(4일) 지방선거 재·보궐선거가 있으니까 눈가림하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7월 6일 전당대회 때 당 대표로 출마할 정세균 의원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 집회 참여자 진압, 독선적 국정을 사과하라”며 분위기를 이끌어 갔다.

민주당은 지난 주말 시작한 장외투쟁도 계속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인천 부평역에서 열린 빗속 대중집회에 참석해 “이 대통령은 재협상 원칙을 분명히 밝혀라. 그러면 민주당은 국회로 복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의하고 국민 화합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직자는 “쇠고기 정국은 민주당이 아닌 시민이 주도했고, 그들이 아직 길거리에 있다. 민주당이 민심과 동떨어진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손을 잡는다는 것을 설명하기 힘들다”며 장외집회에 나서는 당의 방침을 설명했다.

18대 국회 개원식 거부론 역시 힘을 받고 있다. 조건부 등원론을 폈던 원 원내대표는 이날 “재협상이 없으면 5일 국회 개원은 어렵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소나기는 피하겠다는 식의 응급처방만 내놓고 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선이나 전직 관료 출신인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장외투쟁과는 무관하게 국회법이 규정한 개원식에는 참석해야 옳다”는 목소리도 흘러 나왔다. 정장선 의원(3선)은 “우리는 시민단체가 아니다. 국회의원의 본령은 결국 국회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일”이라며 “국회 내 논의와 장외투쟁을 병행하자”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개원식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부평=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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