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대표측 “회동 몇차례 건의” 친이측 “박근혜 껴안기 필요”

  • 입력 2008년 5월 10일 02시 58분


얼굴 맞댄 강재섭-안상수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하루 앞둔 9일 정치권은 두 지도자의 회동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을 쏟았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장에서 강재섭 당 대표(정면)가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얼굴 맞댄 강재섭-안상수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하루 앞둔 9일 정치권은 두 지도자의 회동이 향후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을 쏟았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본회의장에서 강재섭 당 대표(정면)가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 반응

“위기몰리자 손내미나”

친박측 불신의 시선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날 것을 몇 차례 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9일 통화에서 “강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주례 회동에서 ‘박 전 대표와 만나 공천과정에서 생긴 오해들을 풀어 당이 화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친박계열 당선자의 복당에 대해 “총선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왔지만 이번 두 사람의 회동에서 복당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돼 그의 태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측근은 “강 대표가 복당을 반대한 것은 시기가 너무 빠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민심을 고려했기 때문이지 복당을 반대한 것은 아니다”며 “복당이 7월 전당대회 이후 새 대표 체제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주류 측은 이번 ‘이-박 회동’이 정국 돌파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박희태 정두언 주호영 의원 등 친이계열 의원들은 ‘박근혜 껴안기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주류 측 의원은 “현 시점에서 당이 화합하지 못하면 경제 살리기는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도 두 사람 간의 만남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청와대가 박 전 대표와의 협력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를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확실히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 진영은 청와대에 대한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대선 이후 당직 인선과 공천 등에서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신뢰가 깨졌고 박 전 대표도 ‘속았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미국산 수입 쇠고기 광우병 파동으로 정부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위기에 몰리자 또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민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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