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정상회담 전날 쇠고기 타결, 배경 없나”

  • 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썰렁한 통외통위 29일 오후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는 상당수 의원이 불참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박경모 기자
썰렁한 통외통위 29일 오후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는 상당수 의원이 불참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박경모 기자
상임위 차원 ‘쇠고기 청문회’ 내달 7일 열기로

유명환외교 “원래 조속 해결방침… 앞당긴것 아니다”

한미 쇠고기 협상을 검증하기 위한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가 다음 달 7일 열린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청문회도 다음 달 13, 14일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쇠고기 청문회’ 합의=농해수위는 이날 개회와 동시에 여야 의원들이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통에 1시간 만에 정회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홍문표 김우남 의원이 가까스로 청문회 개최안에 합의함으로써 파행 위기는 넘겼다.

여야는 30일 오전까지 청문회 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마련한 뒤 간사 협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여야가 청문회를 열자는 데는 합의했지만 국회 차원이 아닌 상임위 차원으로 축소된 데다 기간도 단 하루에 불과해 내실 있는 청문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은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한국 정부는 이 기준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했다”며 “농림수산식품부가 미국의 꼭두각시 집단인지, 검역조건을 지키려는 집단인지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청문회 우선 개최에는 반대했지만 “협상 전에 미리 농민들에게 예고해 축산업 발전대책을 내놓는 게 순서가 맞는 게 아니냐. 여당이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협조 못한다”며 정부를 몰아세웠다.

▽한미 FTA 공방=통외통위도 쇠고기 협상과 한미 FTA 문제를 놓고 소속 정당별로 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쇠고기 협상 타결 시점(18일)이 한미 정상회담(19일) 하루 전이라는 점을 따져 물었다. 이화영 의원은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보느냐”고 물었고, 최성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미 대통령의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골프 카트를 모는 대가를 너무 크게 치렀다”고 꼬집었다.

반면 무소속 김무성 의원은 “영국 광우병 소는 18만 마리지만, 미국은 1억 마리의 소 가운데 딱 3마리 발견됐을 뿐이다. 100만 명 넘는 재미교포와 3억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를 위험해서 수입하지 못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입 재개 결정을 지지했다.

이에 대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한국 정부는 (수입 재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며 “정상회담 때문에 앞당기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미 의회가 이 문제를 한미 FTA 비준과 연계했기 때문에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는 (수입 재개 결정에) 좀 더 부담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다음 달 6일 회의를 열고 13, 14일로 잠정 합의한 한미 FTA 청문회 시기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영상취재: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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