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복당 문제 최고위서 결론내면 더 요구 않겠다”

  • 입력 2008년 4월 30일 03시 00분


박희태-김무성 무슨 얘기? 29일 오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친박무소속연대의 김무성 의원(오른쪽)이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경모 기자
박희태-김무성 무슨 얘기? 29일 오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친박무소속연대의 김무성 의원(오른쪽)이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경모 기자
전대 불출마 여부는 “당 태도 본 뒤에 생각”

親李측 “안건 상정문제, 당대표 고유 권한”

박근혜(사진)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결론이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는 복당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이정현 당선자가 전했다.

25일 ‘복당 논의 공식화’를 한나라당 지도부에 공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박 전 대표가 다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전날 강재섭 대표가 ‘최고위 표결을 하면 복당 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공당(公黨)의 대표가 왜 사적인 이야기로 논의를 가로 막느냐”며 거듭 공개적인 논의를 촉구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도 강 대표가 복당 문제를 최고위원회의 안건으로 상정조차 않는 것을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가 ‘복당과 전당대회는 별개’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내가) 전당대회에 나가지도 않을 것이고 더구나 복당이 전대에 끼칠 영향도 없다고 하면 당 지도부가 걱정할 게 없는 것 아니냐”며 복당을 촉구했다고 이 당선자는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당의 방침이 나오면 그것에 따라 다음 단계를 생각하겠다”고 말해 복당 여부에 따른 정치적 선택의 폭을 넓혀뒀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복당 문제를 지속적인 이슈로 삼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자신이 공식 논의를 촉구했는데도 안건 상정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아 복당 문제가 자칫 그냥 수그러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이명박 측 당선자는 이에 대해 “안건 상정 문제는 당 대표 고유의 권한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강 대표의 ‘복당 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은 그 결과로 인해 당내외의 일이 더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것을 우려한 말”이라며 “박 전 대표가 그 뜻을 오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안건 상정 권한이 당 대표에게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최고위원들이 회의석상에서 말을 하면 자연스레 논의가 된다. 그런 일이 없는 것은 최고위원들의 생각이 강 대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당헌·당규상으로는 친박 당선자의 복당 문제가 가결되기 위해서는 최고위원 재적위원(현재 8명) 과반수 출석과 출석 위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즉각적인 복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이 더 많아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전 대표는 “원칙의 문제여서 복당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탈당 등 다양한 정치적 결단에 앞선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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