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석 결국 낙마… 당사자 입만 믿은 인사검증 ‘뭇매’

  • 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긴장한나라당은 28일 강재섭 대표(가운데), 안상수 원내대표(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미석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 파동 등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했다. 박경모 기자
긴장
한나라당은 28일 강재섭 대표(가운데), 안상수 원내대표(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미석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 파동 등과 관련해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했다. 박경모 기자
웃음통합민주당은 2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손학규(왼쪽), 박상천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았다더니 불법 베스트를 뽑았나”라며 청와대 인사를 힐난했다. 안철민 기자
웃음
통합민주당은 28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손학규(왼쪽), 박상천 공동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았다더니 불법 베스트를 뽑았나”라며 청와대 인사를 힐난했다. 안철민 기자
姜대표 “인사 문제로 국민들 걱정시켜”

“민정라인 검증기법 엉망” 비판 목소리

靑, 복수검증팀 만들어 교차확인 추진

후임 사회수석 김대식-고경화 등 거론

박미석 대통령사회정책수석비서관이 배우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장관으로 내정됐던 남주홍 통일, 박은경 환경,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2월 임명도 되기 전에 개인 차원의 각종 의혹 논란으로 사퇴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수석비서관이 물러나게 됐기 때문이다.

▽인사시스템 정비 요구하는 한나라당=한나라당은 2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정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강재섭 대표는 “앞으로는 인사시스템이 더 잘 가동돼서 인사문제로 국민을 걱정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인사 채용을 하는 데 면밀한 사전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인사문제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매우 손상을 입고 있다”며 철저한 사전 인사검증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재산 논란에 휩싸인 다른 청와대 수석들도 추가 사임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대해서는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인선 시스템의 문제점=검증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인선 결과 발표 직전 급하게 ‘깜짝 인사’를 단행해 충분한 검증 시간을 갖지 못하고 후보자의 진술에만 의지했고, 검증을 담당한 쪽에서도 꼼꼼히 따져 보지 않았다는 게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 민정팀의 검증 기법이나 위기 대응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막판에 발탁되면서 당시 검증팀은 이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도 못한 채 당사자의 설명에만 의존했다고 한다. 박 수석비서관의 경우 본인이 청와대에 제출한 ‘자경(自耕) 사실 확인서’에 대해 법적 효력 등을 한 번만 제대로 따져 봤어도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게 청와대 일각의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청와대 민정라인이 검찰 출신 일변도로 구성돼 다양한 의견을 듣지 못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사정업무와 검증업무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어 전문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보완책 강구=청와대는 내부 인사검증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주요 인사 때 정부 존안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복수의 검증팀을 통해 ‘크로스 체킹(교차 확인)’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참여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보유했다가 정부기록보관소에 보관 중인 2만5000여 명 분량의 인사파일을 열람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 개선작업을 할 예정이다. 현재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특정 개인의 인사파일을 열람할 수 있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 후임은 여성으로=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갔지만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한 상태”라며 “다음 주에나 가서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여성이 담당했기 때문에 후임도 여성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5, 6월 노동계의 ‘춘투’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마냥 인선을 늦출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안팎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김대식 동서대 교수와 고경화 한나라당 의원 등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남성이라는 점, 고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해 바로 구제해주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완 정무수석비서관을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이동시키는 방안 역시 현실성이 낮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경우 후임은 여성 학자 내지 관료 출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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