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개방 문제는 盧정부때 약속했던 것”

  • 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7분


李대통령 “한미FTA와 관계 없어”

姜대표 “NATO정권 되지않게 시누이 역할”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취임 후 처음 열린 국정과제보고회의에서도 최근 방미기간 중 타결된 한미 쇠고기협상을 둘러싼 야당과 농민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협상배경과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은 1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 측과 합의해 개방을 약속한 사안”이라며 “(양국 의회의 비준을 추진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는 원칙적으로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쇠고기 문제는 퇴임 전에 해결하라고 했더니 ‘한미 FTA 협상 때 미국 측이 자동차 재협상 문제를 들고 나오면 쇠고기 문제를 들고 있다가 바터(barter·거래)하겠다. 그것 때문에 해 줄 것을 안 해 준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미국에서 자동차 문제에 대한 재협상이 없다는 점을 수전 슈워브 USTR 대표가 분명히 말했고 따라서 쇠고기 문제는 FTA와 상관없이 풀어줘야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최근 한나라당 내 일각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추진 등 정부 핵심 정책에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을 감안한 듯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갈수록 잘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등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정권의 두 가지를 교훈 삼아야 한다”면서 △말만 하고 로드맵만 그리다가 성과가 없는 ‘NATO 정권(No Action Talk Only)’ △국정의 경중이나 완급을 가리지 못해 발생한 정책 표류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대통령, 강 대표 외에 한승수 국무총리, 류우익 대통령실장,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당-정-청 고위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보고에서 대운하 문제가 빠진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운하는 충분한 여론수렴과 전문가 검증을 거쳐 결정할 사안으로 회의 포함 여부와 그 추진 여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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