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없게…李대통령 선거개입 시비 우려 외부행사 취소

  • 입력 2008년 4월 8일 02시 53분


이명박 대통령이 총선 전까지 가급적 외부 행사 참석을 자제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이 대통령의 5일 서울 은평뉴타운 건설현장 방문을 놓고 통합민주당 등 야권에서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불필요한 논란이 이는 만큼 총선 전까지는 선거 개입 시비를 낳을 수 있는 외부 활동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경기 안산시의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주민센터’ 방문 일정 등을 취소했다.

또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킨텍스(한국국제전시장)에서 열리는 국제 공작기계전시회, 경기 수원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홍명보 어린이 축구교실’ 등에 참석하려던 일정도 취소 또는 연기했다.

특히 축구교실 행사는 이 대통령이 자신과 영문 이니셜(MB)이 같은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코치와 만나는 행사여서 청와대 측은 취소 결정을 아쉬워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석하려던 행사 중 일부가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에서 열리는 점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총선 전까지는 주로 청와대 내에서 방미 및 방일 일정과 관련된 보고를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야는 이날도 정부의 관권선거 여부를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야당 죽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이 대통령이 선거 막바지에 (정권) 2인자라고 하는 사람(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의 선거가 위태로워진다고 현장을 방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강금실 공동선대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정부 여당의 총체적 관권선거가 조직적이고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희태 공동선대위원장은 “야당은 관권선거를 주장하지만 선관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정을 했다. 그 결정을 믿는다”며 “관권선거랄 것이 지금 있느냐. 과거에는 더 노골적으로 했다”고 반박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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