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13]후보 10명중 4명 年납세 100만원 미만

  • 입력 2008년 3월 27일 03시 02분


출근길 한표 부탁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제18대 총선에 출마한 한 후보가 26일 서울 강서구 화곡역 입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출근길 한표 부탁
다음 달 9일 치러지는 제18대 총선에 출마한 한 후보가 26일 서울 강서구 화곡역 입구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 재산-납세

평균 재산 한나라 30억 민주 10억원

100억 이상 13명… “빚만 있다” 24명

10명중 1명꼴 5년새 세금체납 경력

18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 1119명의 평균 재산은 45억9569만 원, 최근 5년간 납세액은 평균 863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산가인 한나라당 정몽준(서울 동작을) 후보와 재산이 전혀 없다고 신고한 후보들이 많은 평화통일가정당을 뺀 873명의 평균 재산은 15억7019만 원이다.

재산은 주로 부동산이 많았고 일부는 투기나 탈세 의혹도 있었다. 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미술품이나 귀금속 등은 대부분 신고 목록에 포함하지 않아 실제 재산은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땅 부자 많아=재산 신고액은 보유 주식 가격이 크게 뛴 정몽준 후보가 3조6043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충남 천안을) 후보가 1437억 원으로 2위에 올랐고, 그 다음은 조진형(한나라당·인천 부평갑·819억 원) 김세연(무소속·부산 금정·432억 원) 김철수(한나라당·서울 관악을·354억 원) 후보 순이었다.

정몽준 조진형 김철수 후보와 한나라당 정의화(부산 중-동·152억 원), 무소속 김무성(부산 남을·150억 원) 후보는 17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상위 10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조진형 후보는 4년 전 356억 원이었던 재산이 819억 원으로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정의화 후보를 뺀 나머지 4명의 신고액이 모두 급증해 탁월한 재테크 실력을 과시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평균 30억2585만 원(정몽준 후보 제외)으로 가장 많았고 친박연대(19억6487만 원) 통합민주당(9억8855만 원) 창조한국당(8억8910만 원) 순이었다.

재산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 중 상당수는 ‘부동산 갑부’였다.

서울 강남권에 출마한 A 후보는 수도권에 30필지, 86만여 m²(26만여 평)의 토지를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공시지가 기준 66억 원가량이다.

그는 또 주택 4채와 빌딩 등 8건, 280억 원어치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채무가 240억 원이나 돼 은행 빚을 끌어다 부동산을 대량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북에 출마한 B 후보도 토지 22필지와 주택 등 건물 9개 동을 갖고 있다. 이 후보의 재산은 150억 원가량이며 채무는 100억 원에 육박한다.

재산이 △100억 원 이상인 후보는 13명 △5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 30명 △30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은 47명 △10억 원 이상∼30억 원 미만은 233명이었다. 재산이 1억 원 미만이라고 신고한 후보는 211명, 빚만 있는 후보는 24명이다.

주요 후보 중에는 서울 종로에 출마한 통합민주당 손학규 후보가 3억2464만 원, 서울 동작을의 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11억7840만 원, 창조한국당 문국현(서울 은평을) 대표 81억3579만 원, 한나라당 박근혜(대구 달성) 전 대표는 21억9664만 원을 신고했다.

▽연간 납세 100만 원 이하 42%=국세청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국민 1인당 평균 납세액은 370만 원. 하지만 이번 총선 후보 가운데 최근 5년간 세금을 500만 원도 안 낸 사람은 474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1년 평균 납세액이 100만 원 미만인 셈이다. 이 중 5년을 통틀어 100만 원 미만을 납부한 후보도 284명(25.4%)이나 된다.

재산 대비 납세액이 턱없이 적은 후보도 있다.

호남에 출마하는 C 후보는 재산 신고액이 20억 원에 달했지만 5년간 납부한 세금은 300만 원 남짓이었다. 영남의 D 후보는 부동산과 주식 등 40억 원대의 재산가로 신고했지만 세금은 350만 원이 채 안 됐다.

최근 5년간 세금을 체납한 적이 있는 후보는 129명으로 10명 중 1명꼴로 납부일을 지키지 못했다.

또 16명은 후보자 등록을 한 지금도 세금을 안 내고 있으며 총체납액은 11억6900만 원에 이른다. 이 중 자유선진당 김홍업(경남 산청-함양-거창) 후보의 체납액이 10억43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세금을 가장 많이 낸 후보는 141억3219만 원을 신고한 조진형 후보로 재산 1위인 정몽준 후보를 따돌렸다. 이어 김호연 후보가 51억5413만 원, 무소속 권헌성(서울 강남갑) 후보가 41억3995만 원, 병원장 출신인 김철수(서울 관악을) 후보가 30억7562만 원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

세목(稅目)별로는 소득세는 정몽준 후보(123억7132만 원),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조진형 후보(31억4475만 원과 20억8793만 원)가 가장 많이 냈다.

재산 신고액 상위 10위 후보
순위후보자선거구정당신고 재산(원)
1정몽준서울 동작을한나라당3조6043억8075만
2김호연충남 천안을한나라당1437억7757만
3조진형인천 부평갑한나라당 819억1764만
4김세연부산 금정무소속 432억8627만
5김철수서울 관악을한나라당 354억9338만
6이창승전북 전주덕진무소속 250억1879만
7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한나라당 185억3531만
8정의화부산 중-동한나라당 152억7335만
9김무성부산 남을무소속 150억8367만
10김수철경북 문경-예천무소속 143억7020만
신고 재산은 작년 말 기준.

세금 납부액 상위 10위 후보
순위후보자선거구정당납부액(원)
1조진형인천 부평갑한나라당141억3218만
2정몽준서울 동작을한나라당124억3130만
3김호연충남 천안을한나라당 51억5413만
4권헌성서울 강남갑무소속 41억3995만
5김철수서울 관악을한나라당 30억7562만
6문국현서울 은평을창조한국당 14억9966만
7이창승전북 전주덕진무소속 13억6668만
8정의화부산 중-동한나라당 10억6545만
9김세연부산 금정무소속 10억3828만
10이상득경북 포항 남-울릉한나라당 10억2677만
납부액은 2003∼2007년에 낸 소득세 재산세 종합토지세 종합부동산세.

정당별 후보들의 평균 재산 및 납세액(단위: 원)
정당평균 재산평균 납세액
통합민주당 9억8855만 5132만
한나라당177억2526만(30억2585만)2억4622만(1억9628만)
자유선진당 6억5894만 5321만
민주노동당 1억4327만 587만
창조한국당 8억8910만1억2850만
친박연대19억6487만 7608만
진보신당 2억1954만 579만
무소속18억7141만1억0943만
괄호 안은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를 제외한 평균치.
납세액은 2003∼2007년 5년 동안 합계임.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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