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버티고… 盧정부 ‘코드 인사’ 단체장들

  • 입력 2008년 3월 19일 02시 56분


이해성 조폐公 사장 사의

전혜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도 사퇴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에서 정치적인 배려로 정부부처 산하기관장에 임명된 인사들에 대한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해성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18일 사의를 표명했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감독기관인 재정부에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 사장은 MBC 기자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뒤 17대 총선 때 부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사장의 임기는 올해 6월까지로 임기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지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들의 연이은 사퇴의사 표명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혜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상임감사가 참여정부 시절 정부 산하기관에 임명된 인사 가운데 단체장을 빼고 임원급으로는 처음으로 18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 씨는 참여정부에서 열린우리당 국민참여본부 상근본부장을 지냈다가 2006년 1월 심평원 상임감사로 임명됐다. 전 씨는 4월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에 출마하기 위해 내년 1월로 예정된 임기를 8개월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우리는 물러나지 않는다”

체육회장-야구위원회 총재 등 임기 고수 방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정권에서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을 일으킨 산하 기관장들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으나 상당수 해당 기관장은 ‘임기 고수’ 방침을 밝혔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은 각각 성명서를 통해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견해를 밝혀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체육계=체육단체의 정치인 수장은 지난달 총선 출마를 위해 자진 사퇴한 박재호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회장 승인이 나지 않은 채 임기가 끝난 국민생활체육협의회를 빼더라도 13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은 단체장은 8명이다.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겸 태권도협회장은 열린우리당 상임고문,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는 노무현 대선 후보 후원회장, 김혁규 한국배구연맹 총재는 경남지사를 지냈다. 이종걸 농구협회장, 장영달 배구협회장, 조일현 핸드볼협회장, 정장선 택견협회장, 장향숙 대한장애인협회장은 통합민주당 의원이다.

이들은 유 장관의 발언과 상관없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생각이어서 정부와의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화부는 체육회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임된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에 대해 최근 사실상 부적격 의사를 전달했다. 구 내정자는 1981년 이민을 떠나 미국 영주권을 획득한 상태로 주민등록증도 없는 데다 30여 년간 금융계에서만 활동해 체육계를 이끌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었다.

▽문화예술·언론계=언론 관련 단체 가운데 신문발전위원회의 장행훈 위원장은 “법에 정해진 임기가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안 쓴다”며 “나는 임명도 아니고 (위원들의 호선으로) 선출된 사람이기 때문에 관두고 싶어도 뽑아준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고선 관둘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임명돼 ‘보은인사’ 논란을 일으킨 박래부 한국언론재단 이사장은 비서실을 통해 “노코멘트”라고 밝혔으며 국정홍보처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낸 권영후 영상산업진흥원장 등도 거취를 표명하지 않았다.

유 장관이 실명을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했던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문화예술위원장은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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