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 “무능한 사람이 임기제 방패삼아”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50분


“정연주 KBS사장 책임지고 물러나야”

“무능력한 사람이 임기제를 방패 삼고 있다.”

한나라당 심재철(사진)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정연주 사장이 자진사퇴하지 않는 것을 두고 14일 이같이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과 새 정부 장관들의 참여정부 임기제 기관장 사퇴 촉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심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KBS 사장의 사퇴가 ‘0순위’라고 밝혔다.

‘임기제 기관장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또 다른 코드 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능력 있고 자질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며 “내부 직원들로부터도 무능력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념이 과도하게 편향된 사람들은 교체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KBS가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미디어 포커스’를 1시간 앞당겨 오후 9시 40분경부터 방영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편파 방송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미디어 포커스다. 방송을 통해 반이명박 분위기를 확산시켜 총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KBS 사장의 사퇴를 끈질기게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편향된 이념과 무능력이 문제”라며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무려 14시간이나 생방송으로 ‘탄핵 방송’을 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또 남미의 독재자 차베스를 ‘우리가 본받아야 할 지도자’라고 방영한 것과 KBS가 5년간 1500억 원의 적자를 낸 사실만으로도 사장이 물러날 이유는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새 정부는 방송의 중립성을 지킨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7대 국회에서 국회가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할 수 있는 법규를 만들었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여야 위원 비율을 기존 6 대 3에서 3 대 2의 구조로 만들었다”며 “이전보다는 분명 더 균형 잡힌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방송은 대대로 친정부적인 성향을 띠어 왔다. 이것을 완전히 없앤 중립을 얘기하는 것은 이론적인 담론에 불과하다”며 “다만 지난 10년 같은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그런 일을 벌인 사람은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인 것을 문제 삼는 주장이 있는데, 그렇다면 이전의 방송위원회가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았는데 그런 편향성을 보인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기직 기관장의 사퇴 문제와 관련해 심 의원은 모두 나가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며 “이른바 ‘코드 인사’로 불린, 새 정부의 국정 이념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사람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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