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병관 前회장 빈소 조문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 영상취재 : 동아닷컴

“큰 그늘 없어졌지만 남은 분들 용기백배해 역할 다하시길”

인촌家3代‘현직대통령 조문’ 기록

“동아일보, 일제시대부터 프로 기질

그 기질로 어려움 참고 역사 쌓은것”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 마련된 화정(化汀)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40여 분 동안 유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2시경 빈소에 도착해 조문을 한 뒤 상주인 김재호 동아일보 부사장에게 “고인은 나를 아주 사랑해 주신 분이었다.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귀빈실로 자리를 옮겨 유족과 동아일보 및 고려대 관계자들을 위로하면서 “동아일보의 한 역사가 넘어가고 있다. 큰 그늘이 없어졌지만 남은 분들이 잘 맡아서 용기백배해 역할을 다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이 인촌 김성수 선생의 조문을, 김영삼 대통령이 일민 김상만 선생의 조문을 한 데 이어 현직 대통령이 3대에 걸쳐 동아일보 가족을 조문하는 기록을 남긴 데 대해 “안 왔더라면 역사가 깨질 뻔했다”며 “(김 전 회장과의 인연이) 오래된 사이”라고 회고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장이나 국민장이 아닌 장례에 공식 조문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4년 인촌 선생의 장남으로 동아일보 명예회장을 지낸 일민 선생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1920년 동아일보를 창간하고 건국 이후 2대 부통령을 지낸 인촌 선생이 1955년 서거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국민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조사를 변영태 수석국무위원이 대독했다.

이 대통령은 동아일보가 일제강점기에 윤봉길 의사의 의거를 당일 호외로 제작해 처음 보도한 사실이 화제에 오르자 “역사적인 특종인데, 그 기록을 다 갖고 있느냐”며 관심을 표한 뒤 “그때야말로 무서웠던 시절이다. 그런 보도를 한 것은 동아일보가 프로 기질이 있었다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런 기질 때문에 (동아일보가) 역사를 쌓아 온 것이며, 그 기질 덕분에 이후 어려움도 다 참아낸 것이다”라면서 “그게 역사고 전통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동아일보의 보도와 사설은 다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동석한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당선 후 이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자 “누가 만든 말도 아니고, 530만 표 차로 이기니까 그 생각이 딱 왔다”면서 “국민이 없었으면 후보도 안 되고 당선도 안 됐을 것이다. 진심에서 나온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25일 17건의 행사를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인 것과 관련해 “외국 손님이 많이 와서 다 만나고 (관저에) 들어가니 (오후) 11시더라”면서 “취임식장에서는 오버를 입지 않았는데 바람이 불어 입이 얼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취임식을 마친 뒤) 거리를 가면서 보니까 동원한 것도 아닌데 (시민들이 축하해 주러) 많이들 나오셨더라”면서 “(국민의) 기대가 큰 것 같다. 기대가 크다 보니 (동석한 수석비서관들을 가리키며) 전부 겁먹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조문에는 김병국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김중수 경제수석비서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비서관,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수행했다.

비슷한 시간에 빈소를 찾은 고건 전 총리와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도 동석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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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취재 :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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